황우석이 복제한 사자개, 자연교배 성공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4년전 복제한 3쌍 잇단 출산… 복제견끼리 교미 세계 첫 사례

황우석 박사가 2008년 복제한 암수 사자개가 자연교배해 낳은 2세 사자개.
황우석 박사가 2008년 복제한 암수 사자개가 자연교배해 낳은 2세 사자개.
“멸종위기 동물을 복제해 자연 상태에서도 번식이 가능하다는 게 증명됐습니다.”

줄기세포 연구가인 황우석 박사가 2008년 복제한 사자개. 그 암수가 교배해 처음으로 2세를 순산했다. 황 박사 연구팀은 세계 최초 복제개인 ‘스너피’가 복제 암컷과 인공수정으로 새끼를 얻은 적은 있지만, 복제견 간 자연교배로 2세를 낳은 것은 처음이라고 20일 밝혔다.

황 박사는 티베트 설산의 영하 20∼영하 30도의 매서운 추위 속에서 산다는 세계 최고의 맹견 ‘티베탄 마스티프(사자개)’ 30여 마리를 복제해 황 박사가 책임연구원으로 있는 수암생명공학연구원과 전국 사찰 등에서 키워오도록 해왔다. 이 중 지난해 11∼12월 복제 사자개 암수 3쌍이 교미에 성공해 속속 ‘결실’을 보고 있다.

전남 화순의 한 사찰에 있는 한 쌍과 경기 포천의 A불교박물관에 사는 한 쌍은 각각 13일과 14일 새끼 6마리씩을 낳았다. A불교박물관에 있는 수컷 ‘금강이’와 암컷 ‘보리’는 암컷 4마리, 수컷 2마리 등 6마리를 낳았다. 출산 장면은 박물관에 10여 일 전부터 설치해 놓은 채널A 카메라에 생생히 담겼다. 금강이는 보리와 자연교배하는 시점에 인천 강화도 선원사에 있던 일반 암컷 사자개(야순이)와도 교미해 새끼 8마리를 출산했다.

▶본보 1월 21일자 A10면 국내서 복제 中희귀 사자개… 새끼 8마리…

[채널A 영상]복제개 ‘보리’, 6마리 새끼의 엄마 되다

특히 6마리의 새끼 중 2마리(암수 각 1마리)는 희귀한 회색 털로 태어나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들은 조만간 수암생명공학연구소로 옮겨져 특별 양육될 예정이다. 사자개는 주로 황색 검은색 흰색 털의 대형견이며, 천재지변의 예지능력까지 보유한 희귀종으로 알려져 한 마리에 수억 원을 호가하고 있다. 황 박사는 “회색 사자개는 원산지인 중국에서도 거의 발견되지 않는 토종”이라고 말했다.

연구소에 있는 복제 암컷 사자개 ‘곰순이’의 출산 예정일은 29일이다. 수암생명공학연구소 김정주 개복제팀장은 “대형견인 사자개는 2년 이상 자라야 새끼를 낳을 수 있다”며 “정상개체와 똑같이 복제견의 생식력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음이 확인됐으며 앞으로 2, 3세의 성장과정을 꾸준히 관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소는 지난달 말 경기 용인시에서 서울 구로구로 이전했고 동아일보와 채널A에 연구소 시설을 처음 공개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