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아하, 이약!]발기부전 치료제‘제피드’

발기부전 치료제의 행복한 진화… 효과 빠르고 안전하다

《비아그라가 1998년 등장한 뒤로 지금까지 모두 6종의 발기부전 치료제가 나왔다. 후발 치료제까지 판매 경쟁에 가세하면서 시장 판도가 바뀌었다. 먹는 약인 비아그라가 인기를 끌면서 종전의 주사제 제품은 거의 사라졌다. 또 지속시간이 36시간이 넘는 치료제가 개발돼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최근에는 개개인을 위한 맞춤형 치료제까지 등장했다.》

비뇨기과개원의협의회 임일성 회장은 “발기 효과를 떠나 파트너와 자연스러운 성생활을 할 수 있는, 효과 빠른 약을 찾는 환자가 늘었다”면서 “속도와 안전성 등 환자 편의성을 높여주는 약물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발기부전 치료제는 어떻게 변해왔을까.

○1세대 치료제

초기에는 ‘발기 효과’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환자와 의료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첫 제품인 비아그라는 발기부전으로 말 못할 고민을 겪던 남성들의 찬사를 받았다. 발기부전이 음담패설의 소재를 벗어나 질환으로 자리 잡는 계기를 마련했고, 부부생활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강직도’는 발기부전 환자 외 정상 남성도 욕심을 내는 가치가 됐고 제조사인 화이자도 이를 제품의 주요 속성으로 부각시켰다. 하지만 이 시기 소비자의 선택권은 좁았다. 발기부전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비아그라를 먹거나 수술을 해야 했다.

수술법으로는 음경보형물 삽입술이 대표적이다. 음경 안에 있는 망가진 해면체 조직을 대신하는 보형물을 삽입해 발기효과를 얻도록 한다. 수술 후에도 성 감각이나 사정 능력을 유지하며 성기능을 개선할 수 있지만 전신이나 피부, 요로계의 감염이 있는 상태에서는 보형물을 삽입할 수 없다.

○2세대 치료제

2002년 시알리스와 2006년 자이데나의 등장으로 지속시간과 가격이 새로운 경쟁 요소가 됐다. 시알리스는 36시간 약효 지속 효과를 특징으로 내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이 시기에는 국내 제품도 쏟아지기 시작했다. 동아제약의 자이데나는 기존 제품보다 30%가량 낮은 가격으로 시장을 공략했다.

매일 꾸준히 복용하는 약도 나왔다. 시알리스가 저용량 제제를 처음 선보였고 자이데나와 레비트라도 일일 요법용 약을 추가로 내놨다. 저용량 제제는 성행위 직전이나 몇 시간 전에 복용해 특정 시점에만 약효를 내지 않고 전반적 발기부전을 개선한다. 환자가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점점 부각됐다는 뜻이다.

○3세대 치료제

발기 차원을 넘어 행복을 실현한다는 개념의 약물이 등장했다. 전에는 약효를 1시간가량 기다려야 하거나 여러 부작용이 생겼지만 환자들은 ‘발기 효과’를 위해 감수했다. 하지만 환자의 눈높이가 높아져 속도와 안전성이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JW중외제약의 제피드는 이런 요구를 반영했다. 국내 14개 종합병원에서 208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했더니 발기 효과가 이르면 15분 만에 나타났다. 국내 출시된 치료제 중 속도가 가장 빠르다. 전형적인 부작용인 두통과 안면홍조도 기존 제품에 비해 월등히 낮았다.

미국에서 진행된 임상에서는 복용 환자의 83%가 6시간 이후에도 성교가 가능할 정도의 발기를 나타내는 등 지속 시간도 긴 것으로 나타났다.

김세웅 서울성모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제피드는 느린 속도와 부작용 등 기존 치료제 복용에서 오는 불편함을 모두 개선한 약물”이라며 “발기 효과로 인한 성생활의 만족도를 넘어 환자 삶의 질을 높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