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비즈니스 중심 도시 리우데자네이루는 2014년 월드컵과 2016년 올림픽을 앞두고 도시 전체가 들떠 있다. 세계 각국에서 몰려올 관광객에게 더 나은 도시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이 도시는 도시 전체를 좀 더 똑똑하게 바꾸기로 계획을 세웠다. IBM과 함께 ‘스마터 시티 지능형 운영센터’라는 도시 관제센터를 만든 것이다. 리우데자네이루는 홍수와 산사태에 취약하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는 도시다. 그래서 변화무쌍한 날씨에 대비할 수 있는 일기예보가 이곳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정보다.
IBM의 스마터 시티 운영센터는 기상정보는 물론이고 시민들의 움직임과 주요 행사일정 같은 종합적인 정보를 파악한 뒤 이를 분석하는 새로운 형태의 관제탑 노릇을 한다. 예를 들어 한 도시 안에서라도 대형 공연이나 이벤트가 벌어지는 장소에 폭우가 예정돼 있다면 이를 시민들에게 최대한 빨리 알리거나 해당 지역 하수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시스템이 바로 지능형 운영센터의 역할이다.》 ○데이터 분석으로 도시를 진화시키다
IBM의 스마터 시티 지능형 운영센터 서비스는 교통정보와 수자원 관리, 빌딩 및 공공시설의 안전점검 등을 담당한다. 이런 다양한 영역을 정확하고 치밀하게 관리하기 위해 IBM은 컴퓨터가 수많은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설계했다. 이를 통해 분석된 자료만 봐도 도시 공무원들이 다양한 도시 관련 문제를 사전에 쉽게 예측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게 목표다. 예컨대 수도관이 파손되기 전에 파손 가능성이 높은 수도관에 미리 복구요원을 파견해 수도관을 고치게 한다거나, 위기상황에서 소방관에게 소화전 파손에 대해 사전 경보를 하는 식이다. 특히 이는 계획된 일정 외에도 계획되지 않은 광범위한 행사 또는 사건을 쉽게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IBM 글로벌 공공사업본부 총괄 앤 올트먼 사장은 “IBM 스마터 시티 지능형 운영센터는 도시의 여러 가지 문제들을 통합적으로 인지해 보다 시의적절하고 조율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도시행정을 진화시키는 이런 시스템을 세계 2000여 개 도시에서 진행해 왔다.
이런 시스템의 도입으로 얻게 되는 이익 가운데 가장 큰 것은 치안 관리다. IBM은 ‘지능형 치안 서비스’라는 기술을 이용한 상황인식 솔루션으로 범죄율을 줄이고 있다. 폐쇄회로TV(CCTV)를 이용해 현장을 녹화만 하던 기존의 치안방식 대신 CCTV 화면을 분석해 수상한 행동을 보이는 잠재적 범죄자를 집중적으로 감시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런 식의 예방형 치안 서비스가 스마터 시티의 핵심가치에 해당한다. 이 기술은 현재 인천 송도신도시 등에 설치돼 있다.
IBM은 최근 이 같은 스마트 치안관리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해 범죄 예방 데이터분석 전문 업체인 ‘i2’를 인수했다. 이 회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된 정보와 CCTV, 금융거래 내용 등 별도로 수집된 정보 등을 조합해 용의자나 범죄 가능성이 높은 인물을 빠르게 가려주는 기술을 갖춘 업체다.
교통관리도 대표적인 스마터 시티의 장점이다. 교통흐름을 분석해 기존의 데이터와 비교한 뒤 개별 사용자에게 대체 가능한 경로를 알려주는 시스템은 지금도 나와 있다. 내비게이션의 실시간 빠른 길 안내 얘기다. 하지만 이런 정보를 시에서 시민들에게 종합적으로 제공한다면 효율을 극대화해 도시 전체의 교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 신호등 통제와 결합하면 이용자가 도로를 바꿔 타지 않고도 도시 전체의 통행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경기 부천시는 최근 교통상황을 분석하기 위한 CCTV 영상에 차량 움직임을 감지하는 IBM의 기술을 접목해 시민에게 정확도가 90% 이상 개선된 통합교통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IBM과 유사한 형태로 도시 환경을 개선하는 ‘스마트 시티’ 사업 규모가 올해 장비시장 규모만으로도 약 340억 달러(약 37조 원)에 이를 것이며 앞으로 매년 18% 이상 성장해 2014년에는 570억 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더 똑똑한 에너지 관리
한국IBM은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스마트그리드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통합운영센터에 컨설팅과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고 있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통합운영센터는 실증단지 내 160여 개 회사, 11개 참여 컨소시엄 사이에서 전력을 거래하거나 에너지 정보를 주고받게 하고, 종합 관제 역할을 수행한다. IBM은 이 통합운영센터를 국제전기표준회의 표준규격 기반으로 설계하도록 컨설팅을 진행했다. 한국의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국제 표준에 맞춰 진행해 앞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유리한 환경을 만든 것이다. IBM 측은 다양한 업체가 참여하는 프로젝트임에도 서로 다른 기업들의 서로 다른 업무방식을 표준화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IBM은 한국 이외의 다른 국가에서도 다양한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진행해 왔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지중해의 작은 섬나라 몰타다. 몰타는 세계 최초로 국가 단위의 스마트그리드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주목 받았다. 또 IBM은 한국 미국 호주 캐나다 일본 아일랜드 인도 등 7개국 스마트그리드협회 대표들과 함께 ‘세계 스마트그리드연합회’를 설립했으며 한국에서도 지식경제부의 스마트그리드 로드맵 초안 작업부터 함께 참여해 협력해 오고 있다.
최근에는 IBM의 데이터 분석기술을 이용해 개별 건물의 사용 에너지를 줄이는 방법도 찾아냈다. 이른바 ‘더 나은 빌딩 이니셔티브’ 라고 불리는 똑똑한 빌딩을 만드는 방법이다. 이는 일기예보와 건물이 사용하는 주된 에너지원, 그리고 건물을 지을 때의 건축적 특성 등 데이터를 수집한 뒤 여기에 맞춰 냉난방과 환기시설 등을 작동시키는 기술을 뜻한다. 빗물을 걸러 화장실 변기에 사용한다거나 전산실의 전산장비 냉각을 위해 겨울철 외부 공기를 사용하는 방식 등이 이런 기술에 해당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