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 “가습기 살균제 사용자, 폐손상 위험 47.3배 높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31일 11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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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당국이 31일 출산 전후의 산모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원인불명의 폐 손상에 대한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질병관리본부는 환자들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가습기 살균제가 위험요인으로 추정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지난 4~5월에 집중적으로 확인된 8명의 환자 가운데 4명이 사망할 만큼 치명적인 원인불명 폐손상과 관련한 궁금증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원인미상 폐 손상 환자 수가 지난 6월 발표 때보다 늘었는데 그 이유는?

"질병관리본부는 6월 초 환자 수가 7명이라고 밝혔지만 이날 발표에서 총 환례수를 28건으로 변경했다. 이는 최초 조사가 신고된 중증 환자를 중심으로 이뤄졌고, 이후 심층 역학조사를 통해 환례 정의에 들어맞는 과거 환례와 중증 이외의 환자까지 포함된 숫자다."

-질병의 명칭이 달라진 까닭은 무엇인가.

"당국이 조사 초기에 임상경과의 유사성을 감안해 이 질환을 '급성 간질성 폐렴'으로 명명했다가, 영상의학적 조직학적 소견을 고려해 '원인미상 중증 폐질환'으로 변경했다. 이후 감염성 질환 가능성이 낮고 호흡에 의한 폐손상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유사 사례 수집결과 중증이 아닌 중간 정도의 증상을 보인 환자가 확인됨에 따라 현 상태에서 '원인미상 폐손상'으로 정리한 것이다."

-지역별 환자 거주 분포는 어떻게 되나.

"지역별로 고르게 분포하고 있다. 경기 14건, 서울 6건, 인천과 충북이 각각 3건, 전남과 충남은 1건씩이다."

-환자의 가습기 살균제 사용 교차비가 47.3이라는 의미는 무엇인가.

"환자 집단에서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경우가 비환자군(대조군)에 비해 47.3배 많다는 뜻이다. 가습기 살균제 사용시 원인미상 폐손상 발생 위험도가 사용하지 않는 경우에 비해 47.3배 높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참고로 폐암 환자의 흡연 교차비는 10 이상, 간암에 대한 B형간염 교차비는 15~20 정도다."

-환자들은 가습기 살균제를 얼마나 사용했나?

"환자들은 평균 3-4년간 매년 4개월가량 가습기를 사용했다. 대부분 가습기 물을 보충할 때마다 살균제를 첨가했으며, 한 달 평균 1병 정도를 사용했다."

-예비세포독성 시험결과 역학조사 결과를 지지하는 내용이 확인됐다는 의미는 무엇인가?
"제한적인 조건에서 수행된 예비시험결과 일부 제품의 경우 폐세포 손상을 유발한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의미다. 다만 시험조건과 가습기 살균제의 실제 사용 조건이 다르고, 단일 세포수준에서 이뤄진 시험 결과이며, 독성 정도의 비교와 기전 규명이 미흡하기 때문에 이 결과를 갖고 단순히 인체에 대한 영향을 설명할 수는 없다."

-외국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나?

"임상적으로나 조직학적으로 동일한 사례를 찾지 못했다. 가습기 및 가습기 살균제 사용이 국내처럼 보편화돼 있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향후 조사는 어떻게 진행되나?

"가습기 살균제에 대해 사용환경에 맞춰 노출평가를 하고 이후 동물 흡입독성 시험 등을 통해 최종적으로 위해성 평가가 진행된다. 또 관련 학회를 중심으로 환자들이 집중적으로 입원한 병원 이외에 다른 의료기관에 대해서도 전체 연령을 대상으로 질병 특성 규명을 위한 연구가 진행된다."

-세포독성 실험과 동물 흡입독성 실험, 위해성 평가란 무엇인가?

"세포독성 실험은 다양한 농도의 실험물질로 처리한 곳에 인간 폐 세포를 배양한 후 세포의 변성, 손상 등을 확인하는 실험이다. 동물 흡입독성 실험은 여러 노출조건에 따라 시험물질을 쥐와 같은 실험동물에게 흡입시킨 뒤 생체 반응, 조직학적 변화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위해성 평가는 특정 물질의 위험성 확인, 독성실험, 노출평가 등을 통해 해당 물질의 위해성과 허용 농도를 평가하는 과정이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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