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끈지끈… “아이고 머리야” 악쓰다 ‘악’ 소리납니다

  • Array
  • 입력 2011년 8월 1일 03시 00분


코멘트

운동성 두통 원인과 대처법

동아일보DB
동아일보DB
회사원 김태한 씨(41)는 최근 줄넘기를 하다가 망치로 머리 한쪽을 얻어맞은 듯한 두통이 생겨 병원을 찾았다. 의료진은 김 씨에게 ‘운동성 두통’이란 진단을 내리고 당분간 줄넘기를 자제할 것을 권했다.

휴가철을 맞아 김 씨처럼 ‘몸짱’ 만들기에 나섰다가 두통에 시달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 병원 의료진은 운동성 두통이 다른 두통에 비해 심각한 질환은 아니지만 정밀 검사를 받아본 이후에야 대처 요령을 알 수 있다고 강조한다.

○ 운동성 두통의 증상

운동성 두통은 갑자기 강렬하고 과도하게 힘을 주거나 체력적 한계 이상으로 운동을 강행할 때 체내 에너지의 급격한 소모로 근육 뇌 혈관 등의 기관이 큰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발생한다. 주로 수영 역기 골프 줄넘기 웨이트트레이닝 등 복압 상승을 유발하고 일시적인 숨 참기를 반복하는 운동을 하는 경우에 많이 생긴다. 다이어트를 한다고 너무 적게 먹고 강도 높은 운동을 할 때도 두통을 경험한다.

증상은 망치로 머리를 맞은 것처럼 띵한 순간형 두통, 머리가 쪼개지는 것 같으면서도 서서히 조여 오는 긴장형 두통, 심장박동에 따라 지끈거림이 심해지는 박동형 두통 등 다양하다. 두통과 함께 눈이 침침해지거나 귀에서 소리가 나는 듯한 증상과 구토증도 동반할 수 있다. 이 같은 증상은 뇌종양 뇌혈관파열 중풍 편두통에도 나타나기 때문에 병원에 가지 않고는 원인을 가려내기 힘들다.

운동성 두통 환자의 80%는 15∼30분 정도 지나면 두통이 사라지지만 일부 환자는 하루 종일 두통에 시달리기도 한다.

○ 편두통 환자는 더 주의


병원에서는 두통을 운동성 두통이나 편두통 같은 일차성 두통과 뇌종양 뇌출혈 등에 의한 이차성 두통으로 분류한다. 발생 빈도로 볼 때 일차성 두통이 전체의 약 90%를 차지하며 나머지 10%가 이차성 두통이다. 일차성 두통의 증상은 상대적으로 가볍지만 완치가 쉽지 않다. 반면 이차성 두통은 유발 원인을 찾아내야 하며 병세의 심각성 때문에 가급적 빨리 진료를 받아야 한다.

두통의 원인 중에는 무서운 질병도 있고 갑자기 닥치는 두통은 빨리 치료받아야 하지만 상당수 두통은 사소한 생활 습관 때문에 생긴다. 게임하느라 잠을 못 자거나 시험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거나 다이어트 때문에 밥을 굶는 것도 두통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이광수 교수(대한두통학회 회장)는 “운동성 두통이 발생하는 기전은 아직까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며 “임상에서 보면 편두통을 앓는 환자들이 운동성 두통을 동시에 겪을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남성보다 여성에게 흔한 것으로 알려진 편두통은 맥박이 뛰는 듯이 지끈거리거나 욱신거리는 통증이 머리 한쪽에 나타나며 메스꺼움이나 구토를 동반한다. 편두통 발생기전도 모두 밝혀지진 않았지만 CGRP라고 하는 신경펩타이드가 뇌수막혈관이나 뇌3차 신경에 염증 반응을 보일 때 편두통이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편두통 유발 원인은 알코올, 핫도그, 초콜릿, 치즈, 카페인 섭취와 피임약 복용, 스트레스 등 다양하지만 심한 운동이나 신체적 피로도 증상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 뇌 정밀 검사 후 확진


일차성 두통에 해당하는 운동성 두통이 일어나 병원에 가면 뇌출혈 또는 뇌정맥혈전증 등 치명적인 질병이 있는지에 대한 검사에 들어간다. 문제의 두통이 이차성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순수한 일차성인지를 구분하기 위해서다.

이 교수는 “컴퓨터단층촬영(CT) 등 뇌 영상촬영과 요추천자 같은 검사를 통해 치명적인 뇌 질환이 없다는 판정이 나와야 운동성 두통을 확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침을 요추에 찔러 뇌척수액을 채취하는 요추천자 검사는 뇌 영상촬영으로 미세한 혈관 이상을 밝혀내기 어려울 때 시행한다.

운동성 두통은 보통 운동을 중단하고 편한 자세를 유지하면 증상이 사라진다. 두통이 생긴 부위에 찬물 찜질을 하는 것도 증상 완화에 좋은 방법이다. 예방을 위해선 갑작스러운 운동은 삼가고 운동 강도를 스트레칭부터 시작해 서서히 늘려가야 한다. 공복 시 운동은 되도록 피하고, 두통이 유발된 운동이나 동작은 당분간 반복하지 않는 게 좋다. 운동 전 의사의 처방에 따라 가벼운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 이차성 두통과 혼동하지 말아야

이 교수는 “병원에서 운동성 두통 확진 판정을 받기 전에는 가벼운 두통이라도 이차성 두통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게 생존의 필수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우선 38도 이상의 고열과 함께 두통이 동반되면 감염이 의심되므로 병원으로 직행하는 것이 안전하다. 또 갑자기 토하거나 신체마비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에 빨리 찾아가 신경 이상 유무를 검사받아야 한다. 특히 뇌중풍(뇌졸중) 시 두통은 갑작스럽고 환자는 돌로 머리를 맞은 것처럼 느끼면서 쓰러지거나 의식을 잃을 수 있다.

50세 이상 고령자는 물체의 크기가 갑자기 다르게 보이면서 두통이 생길 때 뇌하수체 종양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머리가 아파 진통해열제를 복용한 뒤에도 증상이 완화되지 않을 때는 병원을 찾아 정밀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정위용 기자 viyonz@donga.com 

::운동 이후 두통이 생겼을 때 병원에 가봐야 할 위험 징후::

●38도 이상 고열이 나면서 머리가 아프다
→병원서 감염 여부 체크

●입이나 팔다리 마비 증세와 함께 두통이 생긴다
→병원 응급실로 이송 후 신경과 진단

●암이나 에이즈 환자가 두통을 호소한다
→뇌 영상 촬영으로 암세포 전이 여부 체크

●50세 이상 고령자가 두통이 생기기 전에 물체의 크기가 달라 보인다고 호소하거나 한쪽 눈에서 눈물이 난다
→뇌하수체 종양 여부 진단

●머리가 아파 해열진통제를 복용했는데도 두통이 가시지 않는다
→뇌 정밀 진단과 이차성 두통 여부 검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