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빨거나 입 벌려 숨쉬면 ‘못난 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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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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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뚤빼뚤 우리 아이 치아, 어떻게 관리하면 좋을까

《 봄방학을 맞아 가지런하지 못한 아이의 치아 때문에 아이를 데리고 치과를 찾는 부모가 늘고 있다. 박영국 대한치과교정학회 회장은 “아이의 치아가 가지런하지 못한 것은 유전적인 요인도 있지만 부적절한 치아관리와 좋지 않은 습관 등 환경적인 영향도 크다”며 “부모가 아이의 치아에 관심을 갖고 있으면 치아의 이상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의 올바른 치아 교정과 관리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젖니 함부로 빼지 마라=초등학교 저학년 시기는 젖니와 영구치가 함께 있는 때다. 치과에서는 이를 혼합치열기라고 부른다. 이 시기에 가지런한 치아를 만들기 위해서는 관리가 필요하다. 정상적인 치아교환 시기 이전에 충치가 생겨 젖니가 빠지면 인접 치아들이 그 자리로 이동해 치아가 삐뚤어지거나 덧니가 생길 수 있다.

의사들은 이 시기에 섣불리 젖니를 빼기보다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볼 것을 권장한다. 방사선 촬영으로 젖니 아래 영구치가 정상적으로 나오고 있는지, 인접 치아들의 영향이 어떠한지 등을 한 번쯤 확인하라는 것이다. 특히 앞니의 맞물림도 잘 살펴봐야 한다. 정상적으로는 윗니가 아래 앞니를 덮어줘야 하지만 반대로 윗니가 아래 앞니에 가려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가급적 빨리 치과를 찾아 치료를 받아야 부정교합이 생기지 않는다.

▽잘못된 습관이 치아를 망친다=아이가 손가락을 빨거나 코로 숨을 쉬지 않고 입을 벌려 호흡하는 습관도 부정교합의 원인이다.

손가락을 빠는 습관은 앞니가 앞으로 튀어나오게 하거나 위아래 앞니가 다물어지지 않게 만들 수 있다. 이런 습관을 발견하면 부모는 지속적으로 자녀에게 주의를 줘야 한다. 아이가 말을 듣지 않으면 손가락에 테이프를 붙여 나쁜 습관을 자각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아이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손톱을 깨물거나 씹는 습관이 있으면 치아 뿌리가 약해지기 때문에 이런 습관도 고쳐야 한다.

아이가 입으로 호흡하면 아래턱과 위턱의 성장 발육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다 보면 윗니 배열이 좁은 ‘V’자 형태를 보이거나 아래턱 발육 부족으로 치아 배열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비만이거나 편도가 부을 때 입으로 호흡하는 습관이 생기기 쉽다. 치과에선 아래턱을 앞으로 이동시켜 턱 성장을 촉진해 주는 턱 교정 장치와 윗니 배열을 넓혀 주는 급속 확장 교정 장치를 사용한다.

▽치아 교정 언제=아이의 치아 교정 시기 때문에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 일부에선 “일찍 치아를 교정해야 치아를 뽑지 않는다”고 말하는 반면에 다른 사람들은 “어릴 때 교정을 시작하면 성인이 된 후 치아가 틀어져 교정치료를 다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두형 대한치과교정학회 공보위원은 “조기 치료는 발치의 가능성을 상당히 줄여주긴 하지만 조기 교정치료 과정에서 반드시 치아를 뽑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앞니가 돌출된 경우엔 영구치가 완전히 난 뒤 교정을 시작하는 것이 오히려 치료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김 공보위원은 “교정치료에 들어가더라도 1년에 1, 2회 정기적으로 검진하며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치아 교환 시기에 △앞니가 심하게 삐뚤어지거나 △영구치아가 한쪽은 이미 나왔는데 대칭되는 치아가 6개월 이상 나타나지 않거나 △한쪽 젖니가 반대쪽보다 현저히 빨리 빠질 경우 전문가와 상담이 필요하다. 치아 비뚤어짐과 부정교합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주걱턱 경향을 보이거나 아래턱의 성장이 더딘 아이는 턱 성장 조절치료가 필요하다. 이때의 교정치료는 아이들의 성장을 최대로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사춘기 이차성징이 일어나기 2, 3년 전에 치료에 들어가는 것이 좋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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