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독감 유행, 가족 중 한 명이 걸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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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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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식기 씻고, 손닿은 문고리 닦고, 옷-이불 햇볕에 쪼이자

《세 아이를 둔 주부 김모 씨 (38·서울 서초구 서초동)는 최근 첫째 딸이 고열과 기침을 동반한 독감에 걸리자 본인과 나머지 아이게도 전염될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아이들과 접촉을 안 할 수도 없다.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 하거나 잠을 자고 옷을 입을 때마다 접촉은 피할 수 없는 노릇. 첫째에 이어 둘째 딸도 비슷한 증세를 보이자 김 씨는 발을 동동 굴렸다. 김 씨는 “이러다가 가족이 모두 독감에 시달릴 것 같다”며 집단 감염을 막는 방법을 찾고 있다. 우선 김 씨는 집 안에서 마스크를 쓰기로 했다. 남편과 셋째 아이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아이들이 독감에 걸렸을 경우 식사할 때 가족 감염을 막는 방법 중의 하나로 부모는 되도록 마스크를 착용하고 아이들의 개인 그릇에 밥과 반찬을 덜어주면 좋다. 사진 제공 한림대 의대
아이들이 독감에 걸렸을 경우 식사할 때 가족 감염을 막는 방법 중의 하나로 부모는 되도록 마스크를 착용하고 아이들의 개인 그릇에 밥과 반찬을 덜어주면 좋다. 사진 제공 한림대 의대
최근에는 독감뿐만 아니라 신종 인플루엔자도 크게 유행하고 있다. 가족 가운데 한 명이라도 이런 전염성 질환이 있으면 다른 가족에게도 비상이 걸린다. 공동생활이 불가피한 가족 간 감염은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의식주를 같이하는 가족구성원 중 한 명이 인플루엔자 등에 걸리면 가족 전체가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가족 중에 고위험군(65세 이상, 영·유아, 임산부, 만성질환자 등)은 반드시 독감예방접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아이가, 혹은 엄마나 아빠가 신종 플루와 같은 질환에 감염됐을 경우 행동 요령을 하나하나 짚어보자.

이불 등 함께 사용 금물, 분리세척 안 해도 무관

환자가 입었던 옷, 환자가 덮었던 이불, 사용하던 수건 등에는 감염자의 코나 입에서 나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수 시간 동안 생존해 있을 수 있다. 감염의 매개체가 되기 때문에 청결히 관리해야 한다.

환자와는 수건을 따로 사용하고 환자가 사용한 수건은 매일 세척해야 한다. 가장 좋은 것은 환자가 1회용 종이타월을 사용하는 것. 이불이나 옷 등도 환자와 분리해 사용하거나 입는다. 환자가 사용한 이불이나 옷은 매일 세척하는 것이 좋다. 매일 세척하기 어려운 두꺼운 옷이나 매트리스, 두꺼운 이불 등은 햇볕을 쪼이거나 바람이 부는 곳에서 털어준다.

환자도 매일 세척이 가능한 얇은 이불을 덮는 것이 좋다. 독감바이러스는 기본적으로 일반 세제로도 살균되기 때문에 세제를 사용하면 굳이 따로 분리해 세탁할 필요는 없다. 불안하면 빨래를 70도 이상으로 삶는다. 독감바이러스는 70도 이상의 온도에서 죽는다.

타액 통한 감염 가능, 환자와 함께 식사 말아야

식탁에 손청결제를 준비해 앉기 전에 항상 손을 닦는다. 이는 인플루엔자와 무관하게 평소 지켜야 한다.

환자와 함께 식사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식사를 할 때는 마스크를 쓸 수도 없고, 반찬을 같이 먹는 경우 타액을 통해서도 전파되기 때문이다. 물컵도 구별해 사용한다. 불가피하게 같이 밥을 먹는다면 환자가 밥과 반찬, 국을 따로 덜어서 먹도록 한다.

특히 아이가 아플 경우 부모가 무심코 아이에게 밥을 먹여주기 쉬운데 주의할 점이 있다. 숟가락 젓가락을 함께 사용하지 말고 음식을 먹이는 부모는 먼저 손을 깨끗이 씻는다. 쉽지 않겠지만 부모는 마스크를 착용하자. 환자가 사용했던 식기는 일반 세제를 사용해 설거지를 하기만 해도 살균이 된다.

잠은 따로, 문고리나 물건도 수시로 닦아줘야

지금도 신종 플루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2009년 대유행 때처럼 여파가 크지는 않다. 바이러스가 바뀐 것은 아니지만 2009년 당시 많은 사람이 신종 플루에 걸렸고 예방접종도 많이 했기 때문에 광범위한 확산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족 중에 환자가 있다면 반드시 잠을 따로 자야 한다. 특히 열과 기침이 심한 급성감염기에는 다른 방을 사용해 접촉을 피하는 것이 좋다.

집에서도 환자와 보호자 모두 마스크를 사용해야 한다. 청소할 때는 환기를 잘 시켜주고 감염자의 손이 닿은 문고리 등은 잘 닦아준다. 가능하면 항균소독제를 사용한다.

세척이 어려운 카펫이나 천 소파, 두꺼운 커튼 등은 가급적 가정에 두지 않는 것이 좋다.

너무 건조하고 높거나 낮은 온도는 바이러스의 활동력을 증대시키므로 실내온도는 18∼20도, 습도는 50∼60%를 유지한다. 환자 옆에는 환자용 휴지통을 따로 비치해 별도 관리한다. 환자의 콧물, 침 등이 묻은 휴지를 만졌을 경우에는 깨끗한 물로 곧바로 씻는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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