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쾌감, 20분만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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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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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도르핀 바닥나면 ‘스트레스 호르몬’… 우울증 심해져

술을 기분 좋게 마시려면 ‘20분의 법칙’을 알아두자. 술을 처음 마신 뒤 20분 사이에 가장 기분이 좋고 이후부터는 오히려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술을 기분 좋게 마시려면 ‘20분의 법칙’을 알아두자. 술을 처음 마신 뒤 20분 사이에 가장 기분이 좋고 이후부터는 오히려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날씨가 무더워지면서 퇴근길 갈증을 시원한 술 한잔으로 풀려는 사람이 늘었다. 적정량의 술을 마실 경우 긴장을 풀어주고 기분을 좋게 만든다. 그러나 한 잔, 두 잔 마시다 보면 오히려 몸이 더 피곤하고 처진다. 술을 마실수록 기분이 우울해질 수도 있다.

알코올 전문가들은 이를 ‘20분의 법칙’이라고 부른다. 술을 처음 마신 뒤 20분 사이에 가장 기분이 좋지만 그 이후부터는 처음 20분만큼의 기분을 느끼기 어렵다는 뜻이다.

술은 신경전달물질에 영향을 미친다. 도파민 수치를 높여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고 뇌하수체에서 사람에게 활력을 주는 엔도르핀이 나오게 한다. 엔도르핀은 그날 받았던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역할을 할 뿐 아니라 도파민이 더 잘 분비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도 한다.

그러나 이 쾌감이 무한대로 증가하는 것이 아니다. 술은 엔도르핀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뇌하수체에 저장된 엔도르핀을 분비하게 할 뿐이다. 저장된 엔도르핀이 바닥나면 이 쾌감은 멈출 수밖에 없다.

알코올 섭취가 일정 양을 넘어가면, 이때부터는 알코올이 스트레스 반응과 관련 있는 시상하부, 뇌하수체, 부신에 영향을 준다. 소위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불리는 코르티솔 호르몬이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분비된다. 술을 마실수록 짜증이 나고 피곤함을 느낀다면 이 때문이다.

최근 한 배우가 술을 마신 뒤 자살한 것처럼 우울한 기분에 술을 마실 경우 우울증이 더욱 심각해진다. 우울증에 빠지면 뇌 전두엽의 기능이 떨어진다. 여기에 알코올이 들어가면 뇌세포 파괴가 가속화되면서 우울증이 더 심해진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술자리는 가볍게 갖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약간 아쉬운 감이 있을 때 자리를 파하는 것이 좋다. 적정 음주량으로 술 종류에 상관없이 남자는 3잔, 여자는 2잔이 바람직하다.

(도움말=이무형 알코올질환 전문 다사랑병원 원장)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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