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2차 발사] 열달을 앓았다… 하늘 門이 열린다… 기필코 우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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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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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 실패는 없다” 나로호 궁금증, OX퀴즈로 풀어보세요

《‘이번에는 기필코 성공해야 한다.’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의 2번째 발사가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전남 고흥군 봉래면 나로우주센터는 긴장 속에서 마지막 점검 작업이 한창이다. 9일 나로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되면 한국은 자국 땅에서 자력으로 위성을 쏘아올린 ‘우주클럽(Space Club)’에 10번째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작년 8월 실패의 아픔을 딛고 우주에 다시 도전장을 내는 나로호를 둘러싼 궁금증을 O× 퀴즈로 풀어본다. 》

■ 발사 버튼 눌러야 이륙? X
버튼 따로 없고 15분 전부터 컴퓨터가 카운트다운

로켓을 발사하는 순간 누군가가 발사 버튼을 누른다고 생각한다면 영화를 너무 많이 봤다. 요즘 로켓엔 발사 버튼이 따로 없고 컴퓨터가 자동으로 발사 카운트다운을 한다.

나로호의 최종 발사 여부는 발사 20분 전 결정된다. 발사가 결정되면 발사 15분 전부터 컴퓨터에서 초 단위로 카운트다운을 한다. 미국의 우주왕복선을 쏘아 올릴 때는 9분 전, 일본의 대형 로켓인 H2A는 4분 50초 전 자동 카운트다운을 시작한다.

카운트다운 과정에서 컴퓨터는 나로호와 지상시스템의 상태를 확인하고 문제가 생기면 자동으로 발사를 중지한다. 작년 8월 19일 나로호의 첫 발사 시도에서도 로켓의 밸브를 조절하는 헬륨 고압탱크의 압력이 떨어진 것이 발견돼 7분 56초에서 카운트다운이 멈췄다. 같은 달 25일 재발사했으나 페어링 분리가 안 돼 우주 궤도 진입에 실패했다. 이번에 발사하는 로켓은 1차 발사한 모델과 모두 같은 부품으로 구성됐다.

■ 특정 시간에만 쏠 수 있다? O
태양에너지 얻기 위해 ‘하늘 문’ 열릴 때 발사


나로호 발사 시간은 9일 오후 4시 30분∼6시 40분으로 예정돼 있다. 전문가들은 이 시간을 ‘하늘 문이 열리는 시간(Launching Window)’이라고 부른다.

이때 발사하는 이유는 나로호에 실릴 과학기술위성 2호 때문이다. 이 시간에 쏴야 과학기술위성 2호가 궤도에 진입한 뒤 에너지원인 태양을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다. 만약 위성이 지구 그림자 속으로 들어가면 자체 배터리를 사용해야 해 효율적 운영이 힘들다. 가령 나로호를 낮 12시쯤 발사하면 과학기술위성 2호는 지구 반대편에 내려져 태양을 볼 수 없다.

낮이 긴 여름철에는 하늘 문이 열리는 시간대가 한 번 더 있다. 6월에는 오전 4시 10분∼8시 45분이다. 하지만 오전에 발사할 경우 발사 8시간 전부터 연구원들이 밤샘 작업을 하며 발사를 준비해야 한다. 연구원들의 피로를 줄이고 실수를 막으려면 오후 발사가 유리하다.

■ 화염 내뿜어 오염 심하다? X
케로신-액체산소 타면 CO2 물만 배출해 ‘친환경’

나로호가 땅을 박차고 올라가는 순간 무게는 140t에 이른다. 이 중 130t가량이 나로호가 지구 중력을 이기고 대기권 밖으로 나가는 데 필요한 힘을 내는 연료와 산화제다.

나로호는 케로신을 연료로 사용한다. 케로신은 로켓 엔진 안에서 폭발력을 내며 잘 타도록 특수하게 정제한 등유다. 케로신의 가장 큰 장점은 상온에서 화학적으로 안정하다는 것. 미국의 우주왕복선이나 일본의 대형 로켓 H2A가 연료로 사용하는 액체수소에 비해 폭발 위험이 낮다.

특히 케로신과 액체산소는 타고 난 뒤 이산화탄소와 물만 배출하기 때문에 대기를 오염시킬 여지가 작다. 중국의 선저우 로켓이 사용하는 디메틸히드라진(UDMH)은 과거 탄도미사일에 많이 사용될 만큼 성능은 뛰어나지만 독성이 강한 물질을 배출한다.

■ 발사 직전 로켓크기 준다? O
알루미늄 탱크에 초저온 연료 채우면 6cm 수축


나로호 1단 로켓의 길이는 25.8m다. 이 중 윗부분의 14m가량은 연료가 잘 타도록 돕는 산화제 탱크가 차지한다. 산화제 탱크는 무게를 줄이기 위해 가벼운 알루미늄으로 만들었다. 발사 4시간 전 탱크에 산화제를 주입하면서 발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나로호가 산화제로 사용하는 액체산소의 온도는 영하 183도에 이른다. 알루미늄 탱크는 액체산소의 낮은 온도 때문에 수축한다. 나로호 탱크에 액체산소를 모두 채우면 길이는 약 6cm, 지름은 약 1.27cm 줄어든다. 나로호 동체 표면이 산화제 탱크를 덮고 있어 우리 눈으로 확인할 수 없지만 나로호 내부는 발사 직전 크기가 조금 줄어드는 셈이다.

■ 무게 줄이려 2단으로 설계? X
고성능 엔진에 위성 가벼워 2단으로도 충분한 속도


나로호는 2단 로켓이다. 보통 위성을 쏘는 로켓은 3단이나 4단이 많다. 단의 개수를 결정짓는 잣대는 무게가 아니라 엔진 성능과 종류다. 나로호처럼 지구 저궤도(지상 200∼5500km)에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로켓의 경우 액체엔진만 사용하면 3단으로 만든다. 상대적으로 추력이 작은 고체엔진만 사용하면 4단으로 설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실제로 액체엔진만 사용하는 러시아의 소유스호는 3단으로, 고체엔진으로만 구성된 미국의 미노타우르 5호는 4단으로 이뤄졌다.

반면 나로호는 1단이 액체엔진, 2단이 고체엔진으로 구성된 ‘하이브리드’ 발사체다. 나로호는 실용위성보다 무게가 가벼운 과학위성을 싣고 있기 때문에 2단만으로도 충분한 속도를 낼 수 있다. 나로호는 1단과 2단 로켓의 힘을 합쳐 지구궤도 진입 속도인 초속 8km가 넘도록 설계됐다.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 동영상 = 우주에서 촬영한 나로호 비행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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