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중풍 원숭이 모델 첫완성… 내년 신약개발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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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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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규태 생명硏 영장류센터장

“최근 뇌중풍(뇌졸중) 원숭이 모델을 처음 완성했습니다. 앞으로 뇌중풍 치료약을 개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한국과학기자협회에서 ‘올해의 과학자’로 선정된 장규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영장류센터장(사진)은 15일 기자와 만나 “내년부터 국내 단일질환 사망률 1위인 뇌중풍에 대한 신약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뇌중풍 원숭이 모델은 수술이나 약물을 통해 인위적으로 뇌중풍을 앓게 한 원숭이를 말하며 뇌중풍 예방이나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쓰인다. 장 센터장은 “국내 유명 제약회사로부터 공동연구를 하자고 제안받은 상태”라고 귀띔했다.

영장류센터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8곳), 일본(2곳), 프랑스와 독일(각 1곳) 등 세계에서 모두 13곳밖에 없는 연구시설이다. 신약과 세포치료 등 바이오산업이 주목받으면서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장 센터장은 “영장류센터는 2005년 설립돼 현재 필리핀원숭이 등 6종 200여 마리의 원숭이가 살고 있다”고 말했다.

신약을 개발하는 데 원숭이 실험이 중요한 이유는 효율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원숭이는 사람과 유전자가 95% 이상 같아 원숭이에게 효과적인 신약이 사람에게도 효과적일 가능성이 크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신약 개발을 위해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전임상시험에서 원숭이 4∼12마리에만 효과를 보여도 신약후보물질로 인정하고 있다. 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하면 3000마리 이상이 필요하다. 장 센터장은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신약 개발 성공률은 20%로 쥐나 돼지보다 훨씬 높다”고 말했다.

국가영장류센터에는 이종(異種) 간 장기이식에 필요한 무균미니돼지 5마리도 살고 있다. 무균미니돼지가 있는 곳은 네덜란드 미국 일본 등 6곳에 불과하며 원숭이와 무균미니돼지를 함께 갖고 있는 실험실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장 센터장은 “4년 후에는 무균미니돼지의 장기를 원숭이에게 이식하는 실험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원=변태섭 동아사이언스 기자 xrock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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