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의사 수, OECD “부족” vs 의협 “과잉”

  • 입력 2009년 7월 9일 03시 00분


“23개국중 22위” 보고서에 “통계 오류” 반박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 의사 수가 인구 1000명당 1.74명으로 23개국(집계 누락된 6개 회원국 제외) 중 22위라고 발표하자 대한의사협회가 통계수치를 반박하며 오히려 의사 수가 과잉이라고 주장해 적정 의사 수에 대한 논쟁이 일었다.

OECD ‘2009 세계의료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2007년 말 1.74명으로 터키(1.51명) 다음으로 가장 적고 회원국 평균인 3.1명에도 못 미친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의사가 부족하다는 것은 통계의 오류”라며 민감하게 반응했다. 의사 수 1.74명의 근거는 각국에서 제출한 ‘활동의사’ 수만 집계한 것으로 진료를 쉬고 있는 의사는 포함되지 않는 등 실제 의사 수와 오차가 있다는 것. 의협은 보건복지가족 통계 연보를 기준으로 2007년 총 의사 수(면허등록 의사)는 10만8207명으로 인구 1000명당 2.2명이라고 지적했다. 또 의대와 한의대 신·증설로 매년 4150명의 의사가 배출되는 것을 고려하면 5년 후에는 OECD 평균인 3.1명에 도달할 것이라고 의협 측은 예상했다. 대한의사협회 좌훈정 대변인은 “일부 대형병원 쏠림 현상으로 중소형 병원은 환자가 없어 줄줄이 도산하고 있다”며 “의사의 절대 수가 부족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사실 OECD는 인구 10만 명당 적정 의사 수를 150명이라고 권고하고 있다. 인구 1000명당 1.5명으로 한국은 OECD 평균에는 못 미치지만 적정한 의사 수를 유지하는 셈이다. 그러나 한국의 의사 수 총계는 의사와 한의사를 더한 수이기 때문에 한의사가 없는 국가들에 비하면 오히려 의사 수가 더욱 줄어든다고 봐야 한다. 의협의 주장은 실제로 환자들이 진료현장에서 체감하는 의료 현실과도 거리가 있다. 의료소비자시민연대 강태언 사무총장은 “환자 처지에서는 의사가 늘어나면 서비스가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게 마련”이라며 “의사 수로 논쟁을 벌일 일이 아니라 지역별, 진료과목별 의사 편중 현상을 해소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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