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명근 교수 개발 ‘심장 카바수술’ 엇갈린 평가

  • 입력 2009년 6월 1일 02시 54분


유럽학회, 부작용가능성 인정
식약청에선 ‘문제없다’ 결론

국내 심장이식수술의 최고 권위자로 사후에 재산 200억 원을 내놓겠다고 밝혀 화제가 됐던 송명근 건국대병원 흉부외과 교수(사진)의 ‘카바(CARVAR·대동맥 근부 및 판막 성형술)’ 수술법이 외국과 국내에서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다. 카바 수술 후 발생한 심장동맥 협착으로 재수술한 5건에 대해 최근 유럽흉부외과학회에서는 수술과 연관된 부작용의 가능성을 인정한 데 비해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제시된 자료로는 부작용으로 보기 힘들다는 결론을 내린 것.

유럽흉부외과학회는 송명근 카바 수술에 대해 부작용을 보고한 건국대병원 심장내과 교수들의 연구 논문을 학회지 6월호에 게재하기로 결정했다고 31일 밝혔다. 이 같은 결과는 송명근 수술법에 대한 부작용을 유럽에서는 공식적으로 인정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한 심장내과 전문가는 “카바수술 후 발생한 부작용에 대해 식약청과 유럽흉부외과학회의 판단에 큰 차이가 나는 것은 문제라고 볼 수 있다”면서 “특히 판막수술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부작용이 발생해 재수술까지 했는데도 수술과 연관성이 없다고 판단한 식약청의 태도는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식약청 자문위원에 포함된 의사 9명 중에는 심장전문의가 한 명도 없으며 국내 관련학회에 송명근 수술법에 대한 질의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식약청 관계자는 “당시 송 교수 측 관계자와 반대 측 관계자들을 모두 불러서 의견을 들었기 때문에 굳이 심장전문의를 포함시키거나 관련학회에 질의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최근 보건복지가족부에서는 식약청 등에서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송명근 수술법에 대한 찬반 의견을 고려해 향후 3년간 철저한 부작용 검증 시스템 아래서 수술을 시행하는 조건부 비급여 결정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송명근 수술법의 검증은 흉부외과학회와 올해 새롭게 신설한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담당할 예정이다.

허대석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원장(서울대병원 내과 교수)은 “송명근 교수의 수술법에 대한 논란은 본인이 직접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식약청이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허가를 해주려다 발생한 것”이라면서 “연구원에서는 제3자의 시각에서 송 교수의 수술법이 해당 환자에게 정확하게 적용됐는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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