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여드름 짤까? 말까? 여드름 흉터 안 남기는 법

  • 입력 2009년 5월 25일 02시 52분


고름 치료 후 여드름균, 피지선 제거해야 재발 막을 수 있어. 피부재생 촉진 치료로 흉터는 매끄럽게

“그때는 무조건 짜야 하는 줄 알았어요.”

볼에 있는 여드름 흉터 때문에 고민이라는 김모 씨(29·여). 귤껍질같이 울퉁불퉁한 피부가 그녀의 가장 큰 콤플렉스다. 두꺼운 화장으로도 잘 감춰지지 않는 흉터를 본 주변 사람들이 툭툭 던지며 하는 말 때문에 김 씨는 많은 상처를 받았다. 그녀는 학창시절 여드름이 나기 시작했을 때 ‘짜지 않으면 점이 된다’는 말을 들은 후 여드름이 생기면 손으로 직접 짰다. 그때 생긴 흉터의 기억 때문에 새로 나는 여드름도 모두 흉터로 변할까봐 늘 불안하다.

날씨가 따뜻해지고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면서 피지 분비가 왕성해진다. 여기에 땀과 먼지, 각종 이물질이 모공을 막으면서 여드름은 기승을 부린다.

‘굿바이 여드름’의 저자인 고운세상피부과 강남점 김태윤 원장은 “염증이 심하거나 광범위하게 나는 여드름은 피부과에서 염증을 제거해야 흉터가 남지 않는다”고 말했다.

○ 면봉, 바늘도 No!

빨갛게 솟아난 여드름. 노르스름해지면 ‘이때다!’하고 손톱, 면봉, 바늘로 고름을 짠다. 대부분 노르스름한 액체가 나오고 피가 날 때까지 피부를 쥐어짠다.

문제는 이때부터 시작된다. 고름을 모두 제거했다고 생각하지만 빠져 나온 것은 일부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고름은 피부 속에서 터진다. 염증은 주변으로 더 크게 번지기 마련이다.

여드름은 모낭 뿌리에 있는 피지선에 세균이 침투해서 생긴다. 세균이 침투한 피지선 주변에 염증이 발생하면서 피부괴사가 일어난다. 여드름을 짰을 때 흘러나오는 고름은 염증으로 인해 녹은 피부의 결과물.

피부 속 염증이 커지면 피부괴사 부위도 커진다. 괴사된 피부만큼 재생이 되면 흉터가 남지 않지만 재생이 충분히 되지 않으면 움푹 파인 채로 흉터가 된다.

성장기엔 재생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사춘기 여드름’은 보통 흉터를 크게 남기지 않는다. 하지만 ‘성인 여드름’은 피부재생이 잘 되지 않아 쉽게 흉터가 생긴다. 이 뿐만 아니라 거뭇하게 색소침착도 발생한다.

○ 여드름 균과 피지선 제거해 여드름 재발 막아

고운세상피부과에서는 모공 크기보다 작은 바늘로 고름을 제거하고 염증을 완화시키는 주사를 놓는다. 따라서 염증이 주변으로 퍼지지 않으면서 효과적으로 제거된다는 환자들의 평가다. 피부재생도 촉진돼 흉터가 남지 않는다. 비용은 1만∼2만 원 선.

김 원장은 “여드름이나 뾰루지가 나면 신경이 쓰여 손으로 자주 만지게 된다”면서 “그러면 염증이 더 커져 흉터가 생길 확률이 높아지므로 빨리 병원을 찾아 가라앉히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여드름을 짜고 난 뒤 일반 상처치료 연고를 바르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것은 큰 효과가 없다. 여드름의 원인이 피지이기 때문에 여드름 전문 치료제를 발라야 도움이 된다.

여드름이 과도하게 많이 났다면 전문적인 여드름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여드름 부위에 레이저를 쏘아 여드름 균과 피지선을 파괴시키는 PDT요법이 있다. 이 요법은 여드름 치료와 함께 재발을 막아주며 모공축소, 블랙 헤드 예방, 피부를 재생시키는 효과가 있다.

○ 흉터, 파인 부분만큼 피부 재생시켜 치료

염증으로 인해 피부가 괴사된 후 재생이 덜 된 채 굳으면 회복하기 힘들다. 흉터가 된 피부는 원래의 피부조직보다 두껍고 딱딱하다. 손으로 만지면 울퉁불퉁함이 느껴질 정도다. 물론 화장으로도 쉽게 가려지지 않는다.

과거에는 이러한 흉터를 치료하기 위해 피부를 벗겨 내는 ‘박피술’을 썼다.

요즘에는 흉터 부위만 자극해 피부 재생을 촉진시키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매우 가는 바늘을 이용해 피부 속에 레이저를 쏘아 열을 발생시킨다. 열로 딱딱한 피부가 부드러워지고 피부를 재생시키는 섬유세포들이 자극돼 재생기능이 활발해진다.

콜라겐, 엘라스틴 같은 탄력세포도 자극을 받고 왕성하게 생성된다. 새살이 차오르는 동시에 탄력 있고 매끄러운 피부가 되는 것.

흉터치료를 받을 때는 레이저 시술경험이 많은 피부과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 흉터의 크기나 깊이에 따라 레이저를 쏘는 시간과 세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레이저의 강도가 너무 세면 거뭇하게 색소 침착이 발생한다”면서 “반면 너무 약하면 효과가 없어 돈만 낭비하는 셈”이라고 조언했다.

피부상태를 잘못 진단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특히 상처 입은 후 흉터가 벌겋게 솟아올라 조그만 혹처럼 돌출되는 ‘켈로이드’ 피부는 일반 레이저로 시술하면 흉터가 더 커질 수 있다. 이 경우에는 특수 레이저와 함께 약물치료도 병행해야 한다.

직접 여드름을 짜다 염증이 커졌다면 한 달 정도 염증을 가라앉힌 후 경과를 관찰하면서 흉터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이승재 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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