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철 삼삼하게…

  • 입력 2009년 3월 2일 03시 00분


황사는 단순한 모래바람이 아니다. 중국 공장지대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운반하는 역할을 하면서 인체에 해로운 중금속도 함께 운반해 온다.

올해는 예년보다 일찍 황사 시즌이 시작됐다. 벌써부터 눈과 호흡기, 피부 건강에 빨간불이 켜지기 시작했다.

황사철이 되면 유통업체와 제약사들은 피부보호 기능 화장품, 선글라스, 마스크 같은 황사용품과 눈병 호흡기질환 관련 약품을 많이 내놓는다. 황사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정보도 쏟아진다.

황사로부터 건강을 지키기 위해 기본적으로 피해야 될 3가지와 챙겨야 될 3가지를 알아본다.

○ 담배는 금하고 가습기는 권한다

겨우내 사용한 가습기를 봄이 되면 꼭꼭 싸서 보관하는 가정이 많다. 그러나 가습기는 황사가 끝나는 시기인 4, 5월까지 사용해야 한다.

황사는 입자가 커서 폐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지는 못하지만 기도를 자극해 기침 가래를 유발한다. 또 코와 기관지 점막을 건조하게 만들어 바이러스, 세균 등이 우리 몸 안에 쉽게 침입하게 한다.

가습기로 습도를 유지하고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담배 연기는 기관지 속에 불순물을 배출시키는 점액섬모의 기능을 방해하므로 황사가 기승을 부릴 때는 금연하는 것이 좋다.

특히 황사철에는 폐활량이 작은 노인과 어린이가 폐렴에 감염되기 쉽다.

노약자, 어린이, 흡연자, 오염된 환경에서 일하는 근로자, 호흡기나 알레르기 질환을 앓았던 사람은 폐렴에 감염되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 콘택트렌즈는 금하고 안경은 권한다

황사는 모든 사람에게 불청객이지만 특히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사람에게는 반갑지 않다. 황사에 포함된 중금속과 먼지는 콘택트렌즈 표면에 붙어 결막과 각막을 자극해 결막염을 일으키거나 각막에 상처를 유발한다.

황사가 심한 날 콘택트렌즈를 착용했을 때 눈이 따끔거리고 통증이 있으면 즉시 렌즈를 빼서 잘 세척한 후 다시 착용한다. 가능하면 안경을 쓰고, 굳이 콘택트렌즈를 착용할 경우에는 1회용 렌즈가 좋다.

황사로 인해 눈이 가렵고 충혈되며 눈물이 나고 눈에 뭔가 들어간 것 같은 이물감을 느낄 때가 있다.

각결막염이나 알레르기성 결막염일 가능성이 높다. 이때 눈을 비비거나 소금물로 씻어 내면 각막에 상처를 낼 수 있으므로 피한다.

결막염 초기 증세가 의심되면 깨끗한 찬물에 눈을 대고 깜빡거리거나 얼음찜질을 해주면 임시로 증세를 완화시킬 수 있다. 잘 낫지 않으면 즉시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라식, 라섹, 백내장 수술을 받은 사람은 눈이 황사에 노출되는 것이 좋지 않다. 외출할 때는 선글라스나 안경을 끼고, 집에 돌아오면 미지근한 물로 눈 주위를 깨끗이 씻는다.

○ 마사지는 금하고 자외선차단제는 권한다

황사 때 가까이 하지 말아야 할 것 중 하나가 피부 노출이다. 피부가 황사에 노출되면 가려움증, 따가움, 발진, 발열, 부종이 생길 수 있다. 이러한 증세는 알레르기 피부질환과 비슷하다.

황사가 있을 때는 여드름, 뾰루지 등 피부 트러블이 잘 생긴다. 온도가 올라가면서 피부의 신진대사가 활발해져 피지 분비가 많아지고 황사나 꽃가루가 피부 모공에 달라붙어 피부 숨구멍을 막기 때문이다. 피부가 민감한 시기이므로 세안할 때 얼굴을 너무 세게 문지르지 말고 자극이 강한 스크럽이나 클렌징 제품은 사용하지 않는다.

비누도 무자극성 제품이 좋다. 일반 비누는 강알칼리성이어서 피부에 자극을 준다. 어린이나 피부가 약한 여성은 저자극성인 중성 비누나 약알칼리성 비누를 사용한다. 새로운 화장품은 오히려 자극이 될 수 있으므로 평소 바르던 화장품은 바꾸지 않는 것도 한 방법이다.

맨얼굴보다 자외선차단제와 로션, 오일, 메이크업 베이스를 발라 황사바람이 직접 피부에 닿지 않도록 한다. 가장 신경을 써야 할 것은 세안이다. 황사의 미세 먼지는 잘 씻겨나가지 않으므로 이중세안을 통해 깨끗하게 씻어내는 것이 좋다.

(도움말=노용균 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이상언 한길안과 안성형센터 진료과장, 오연묵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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