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공간에 태양광발전소 띄운다

  • 입력 2008년 8월 29일 03시 03분


지구 궤도를 도는 우주 태양광발전소의 상상도. 지표에서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데다 선 없이 송전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 중이어서 실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 제공 NASA
지구 궤도를 도는 우주 태양광발전소의 상상도. 지표에서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데다 선 없이 송전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 중이어서 실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 제공 NASA
‘우주태양광발전소’라는 기발하지만 진지한 계획이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말 그대로 우주 공간에 발전소(위성)를 띄워 햇빛을 전기로 바꾸는 것이다.

굳이 우주까지 나가 태양광 발전을 하려는 이유는 뭘까. 땅 위에서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어서다. 우주에는 밤이 없다. 24시간 전기를 만들 수 있다. 대기층이 없기 때문에 내리쬐는 태양 에너지도 땅 위보다 2배나 많다.

전문가들은 우주에서는 같은 태양전지판으로 지상보다 최대 10배 많은 전력을 뽑아낼 수 있다고 본다. 한반도 1.5배 넓이의 우주태양광발전소만 있으면 2050년 지구에 필요한 전력 전체를 만들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현재 우주태양광발전소에 가장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이는 나라는 일본이다. 1980년대부터 태양전지를 잔뜩 붙인 인공위성을 띄우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2015년에서 2020년 사이에 10∼100MW(메가와트)급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위성을 발사할 방침이다. 2040년경에는 1GW(기가와트)급 상업용 우주태양광발전소를 쏜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웠다. 1GW는 원자력발전소 1기의 전력생산량에 해당한다.

이에 앞서 미국은 1979년 미국항공우주국(NASA)을 중심으로 우주태양광발전소 건설을 추진했다. 예상됐던 발전량은 무려 5GW. 하지만 그 당시에는 우주기술 수준이 떨어졌고 경제성도 부족해 계획은 보류됐다. 그러다 1990년대 후반 들어 재생에너지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많아지면서 계획을 수정해 다시 추진하고 있다.

당연히 난관이 적지 않다. 엄청난 양의 자재를 우주에 쏘아 올리는 데 수십조 원이 들어간다. 우주에서 사람이 둥둥 떠다니며 발전소를 건설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주에서 만든 전력을 지구로 보내는 게 문제다. 대형 배터리를 우주선에 실어 옮기거나 지표까지 닿는 긴 전선을 설치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전력을 전파에 실어 보내는 방법을 고안하고 있다.

햇빛을 받아 생산한 전력을 마이크로파에 실어 지구로 보내면 지구에선 마이크로파를 다시 전기로 바꾼다.

22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인텔 주최의 개발자회의에서는 자기장의 공명 현상을 이용해 수m 거리에서 전력을 전송하는 기술이 선보였다. 인텔은 휴대전화, 노트북PC 충전이 간편해질 것으로 예측한다.

아직 이 같은 기술들에는 전송 과정에서 전력이 많이 손실되는 단점이 있지만 조만간 이런 문제가 극복된 장거리용 무선 전송 기술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이정호 동아사이언스 기자 sunri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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