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희재 인터넷미디어협회 정책위원장

  • 입력 2008년 6월 25일 02시 58분


“마음에 안드는 신문 광고중단 강요하면

어느 기업이 反기업매체에 광고 내겠나”

“광고주 협박 세력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이를 미화하는 세력은

분명한 실체있어”

변희재 인터넷미디어협회 정책위원장

“메이저 신문 광고주 탄압을 소비자운동이라고 미화(美化)하는 세력은 자신들의 마음에 안 드는 논조(論調)의 신문에는 광고를 하지 말라고 광고주인 기업들에 강요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논조를 갖고 말하면 오히려 어느 기업이 반(反)기업적 좌파 매체에 광고를 하겠습니까?”

소장 미디어평론가인 변희재(34) 인터넷미디어협회(인미협) 정책위원장은 2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일부 세력의 3대 메이저 신문사 광고주 협박 사태를 ‘광고주탄압’이라고 규정하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변 위원장은 “좌파 언론매체나 단체들은 지금까지 ‘논조를 보고 광고하면 언론탄압’이라고 주장해 왔다”면서 “광고주들도 그동안 광고 효과도 없는 좌파 매체들에 광고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니라 안 하면 ‘광고탄압’ ‘언론탄압’이라고 비난해서 어쩔 수 없이 했던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의 광고주 협박은 좌파 정권 10년간 확산된 ‘반(反)기업 정서’도 상당한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조금만 차분하게 생각하면 ‘(광고주 협박이) 전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만해야겠구나’라고 여길 만한데 그렇지 않은 것은 ‘갈 데까지 막 가보자’는 반기업 정서가 넓게 퍼져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변 위원장은 “광고주에게 협박 전화를 거는 세력은 실체가 눈에 안 보이지만 이 운동을 미화하는 세력은 분명히 실체가 있다”며 일부 매체와 단체를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저도 인터넷언론을 운영하지만 광고주 담당자의 연락처를 파악하는 일이 절대 쉽지 않습니다. 광고주 담당자의 개인 정보가 지금처럼 쉽게 인터넷에 오르는 걸 보면 방향성을 잡아 주는 어떤 조직이 있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는 “인미협은 다음 주에 ‘광고주탄압 주도 매체’ 세 곳을 밝히고 광고주들에게 ‘알아서 판단하라’고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대형 포털과 이른바 ‘PD저널리즘’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변 위원장은 “포털은 사업과 언론 기능이 함께 이뤄져 일반 재벌기업보다 더 재벌적인 ‘인터넷 재벌’”이라고 분석했다. 또 “포털이 수많은 논란에도 뉴스 서비스 기능을 유지하는 것은 자신들에게 가해지는 정당한 공격들을 방어하기 위한 최고의 수단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한국은 방송사 PD가 ‘기자+논설위원’ 역할까지 하는 기형적 구조”라며 “PD는 한 프로그램의 종합관리자 역할에 충실해야지, 지금처럼 저널리즘에 들어와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미학과 출신으로 한때 ‘안티 조선 운동’에 적극 참여했던 변 위원장은 2006년부터 우파 논객으로 변모했다. 현재 인미협 정책위원장과 함께 1971년생 이하의 젊은 기업가 모임인 ‘실크로드CEO포럼’ 회장도 맡고 있다.

본인의 표현을 빌려서 ‘우파로 진영(陣營)을 옮긴 이유’를 물어봤다.

“노무현 정부에서 가속화된 대형 포털의 ‘언론 권력화’가 심각한 문제라고 판단해 비판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포털과 비슷한 정치적 성향을 지닌 좌파 언론매체와 정부가 자신들과 한편인 포털에 불리하다고 판단해서인지 철저히 포털 문제를 외면하는 것을 보고 이건 아니다 싶은 확신이 들었습니다.”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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