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gital Life]“누르지 말고 터치”… 검지족이 뜬다

  • 입력 2008년 4월 28일 02시 59분


IPTV, PC수준 휴대전화등 새 서비스 잇따라

《‘엄지족(族)이 사라지고 검지족이 등장할까.’ 엄지손가락으로 휴대전화 버튼을 눌러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시대가 지나고, 검지손가락으로 휴대전화 화면의 아이콘을 건드려 전화를 걸거나 e메일을 보내는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 터치스크린 폰은 올 한 해를 달굴 대표적인 정보기술(IT) 제품으로 일찌감치 부상하고 있다. 이 밖에도 인터넷TV(IPTV), 풀 브라우징 휴대전화, 인터넷전화, 범용가입자인증모듈(USIM) 금융 서비스 등이 인터넷, 정보통신 서비스의 기상도를 바꿀 올해의 예비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 기기와 서비스만 잘 알아도 IT 트렌드를 꿰찰 수 있다.》

○터치스크린, 올해의 인기 기술 예약

디지털기기가 버튼 대신 터치스크린으로 입력 방식을 바꾸고 있다. 이는 기능이 늘어난 때문이다.

다양한 기능을 넣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버튼 수를 늘릴 수 없고, 또 하나의 기능을 선택하기 위해 버튼을 여러 번 누르자면 서비스 이용이 불편해진다. 그래서 한정된 공간에 얼마든지 많은 버튼을 표시할 수 있는 터치스크린이 등장한 것이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에 따르면 터치스크린 휴대전화 시장은 지난해 연간 1500만 대에서 올해 연간 3500만 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애플의 ‘아이폰’ 열풍으로 시작된 터치스크린 폰 바람은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지난해부터 제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세계적인 추세가 됐다.

삼성전자의 ‘소울(SOUL)’, ‘아르마니폰’, ‘인스팅트’ 등이 터치스크린 폰이다. LG전자도 프라다, 뷰티, 보이저 등을 내놓았다.

터치스크린 폰에 익숙해지려면 화면 위의 버튼을 누를 때 인공적인 진동을 발생시켜 ‘손맛’을 주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삼성전자는 터치스크린의 밋밋한 느낌을 없애기 위해 기능마다 진동을 다르게 해 손끝의 감촉만으로도 휴대전화를 이용할 수 있는 ‘햅틱(Haptic)폰’을 내놓았다.

이 같은 터치스크린은 디지털카메라 액정표시장치(LCD) 창, 공공 디스플레이, 노트북PC 등에서 대중화되고 있다.

○PC를 닮아가는 이동통신 서비스

휴대전화 서비스는 PC를 닮아간다.

e메일, 인터넷 접속 등을 PC 수준으로 척척 해내는 이른바 ‘풀 브라우징’ 서비스가 휴대전화 인터넷 환경을 바꿔놓고 있다.

풀 브라우징 휴대전화를 사용하면 무선인터넷을 위해 별도로 만든 인터넷이 아닌, 기존의 일반 인터넷을 통해 수많은 사이트에 직접 접속할 수 있다.

이 서비스를 손쉽게 사용하려면 아이콘 형태의 메뉴를 편집하는 ‘위젯’ 기능을 잘 활용하는 것이 좋다. 사이트나 서비스에 직접 접속하도록 도와주는 이 기능은 SK텔레콤, KTF 등 통신기업은 물론이고 삼성전자, LG전자 등 제조기업도 경쟁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무선인터넷 요금제도 고려해야 할 점이다.

LG텔레콤은 무선인터넷 브랜드인 ‘오즈(OZ)’를 별도로 내놓고 월 6000원만 내면 1GB(기가바이트)까지 무한대로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파격적인 서비스를 내놓고 무선인터넷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많이 사용하는 ‘액티브X’나 ‘플래시’ 등의 프로그램을 휴대전화에서는 사용하지 못해 금융거래나 일부 동영상 보기에는 제한이 있다.

또 포털이 제공하는 웹 메일이 아닌 기업이 사용하는 e메일은 대부분 보안상의 이유로 휴대전화에서 사용할 수 없도록 해놓았다.

3세대(3G) 가입자가 1000만 명에 육박하면서 휴대전화 내의 USIM을 활용한 각종 금융서비스도 대중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USIM이란 가입자 정보를 담는 손톱만 한 크기의 미니 카드로 휴대전화 뒷면에 끼워 사용한다. 3G 휴대전화에서는 이 카드에 암호화된 금융 정보를 넣을 수 있기 때문에 신용카드, 교통카드, 증권 거래 등으로 활용 폭이 넓어지고 있다.

○IPTV로 진화하는 TV

인터넷망으로 TV를 시청하는 IPTV도 올해 새 트렌드를 만들 서비스 중 하나다.

올 하반기(7∼12월) 사업자가 선정되면 현재 KT, 하나로텔레콤, LG데이콤이 뛰어든 IPTV 시장이 뜨겁게 달궈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KT는 메가TV에 교육 금융 콘텐츠와 양방향통신 서비스를 확충해 올해 가입자를 150만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기존의 케이블TV 방송과는 치열한 경쟁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케이블TV 진영도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소비자들은 여러모로 경쟁의 혜택을 볼 수 있게 된다.

IPTV나 디지털케이블TV는 양방향성을 갖춰 기존에는 볼 수 없던 서비스도 접할 수 있게 된다.

방송을 보면서 정보를 검색하고 TV에 등장하는 상품을 구매할 수도 있다.

KT는 TV 시청 중 화면에서 직접 투표를 하고 실시간으로 결과를 보는 ‘T-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하나로텔레콤은 TV를 보는 사람들이 커뮤니티를 만들고 이를 통해 선호 프로그램을 서로 추천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케이블TV 진영이 인터넷전화, 휴대전화(MVNO) 사업에 뛰어들면서 방송과 통신의 묶음 서비스도 빠르게 대중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통신업체가 제공하는 IPTV는 케이블TV에서 인기를 끄는 일부 채널이 포함되지 않을 수 있어 잘 살펴봐야 한다. 반면 케이블TV 업체가 제공하는 통신서비스는 상대적으로 고객 서비스에 취약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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