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피부로 ‘만능세포’ 배양 성공

  • 입력 2007년 11월 22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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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 연구팀 발표… 줄기세포 윤리논쟁 해소

일본과 미국의 연구팀이 사람의 피부세포에서 갖가지 장기와 조직 세포로 성장하는 능력을 가진 ‘만능세포(iPS 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일본 교토(京都)대 야마나카 신야(山中伸미) 교수 연구팀은 30대 백인 여성의 얼굴에서 채취한 피부세포에 바이러스를 이용해 4가지 유전자를 집어넣고 한 달간 배양한 결과 인간줄기세포와 같은 기능을 가진 세포가 탄생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미국의 과학잡지 ‘셀’ 인터넷판에 21일 게재됐다.

미국 위스콘신대 제임스 톰슨 교수팀도 아기의 피부에서 얻은 세포를 이용해 일본 연구팀과 같은 ‘만능세포’를 배양하는 데 성공했으며 연구 결과는 21일 미 과학잡지 ‘사이언스’ 인터넷판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기존의 배아줄기(ES) 세포와는 달리 배아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윤리적 비판을 피할 수 있다. 6년 전 인간배아세포 연구를 반대했던 미 백악관이 이번 연구결과를 환영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배아에 비해 많은 양의 ‘만능세포’를 얻을 수 있어 줄기세포 연구에서 획기적인 진전으로 평가된다.

특히 환자 자신의 유전자를 가진 만능세포를 이용해 이식에 필요한 세포를 배양하면 거부반응 없는 세포나 다른 장기를 구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양국 연구팀이 이번에 사용한 방법은 피부세포를 추출한 후 세포 성장과 관련된 유전자를 주입해 세포의 염색체를 ‘재프로그래밍’한 것이 핵심이다. 즉, 이미 성장한 세포에 조작된 유전자를 주입하면 세포가 마치 배아줄기세포처럼 세포 생성 초기의 ‘만능세포’ 단계로 되돌아가게 하는 것이다.

이처럼 ‘만능세포 단계’로 되돌려진 세포는 배양을 통해 인체의 다양한 세포로 분화가 가능하며 나아가 이식용 심장근육이나 신경, 연골 등의 조직을 얻을 수도 있다.

일본 연구진은 몇 년 이내에 이 같은 임상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다만 양국 연구팀이 조작된 유전자를 세포에 주입하는 과정에서 사용한 바이러스가 정상 세포를 돌연변이시켜 암을 유발할 수도 있어 이 같은 안전성 문제 해결이 과제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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