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정거장 이렇게 생겼어요

  • 입력 2007년 6월 20일 16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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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인 식탁과 변기, 공기 및 물 정화장치…

러시아 가가린 우주인 훈련센터에서 훈련 중인 한국우주인 후보 고산(30)씨가 훈련일기를 통해 국제우주정거장의 내부 모습을 상세하게 전해왔다.

20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공개한 고씨의 훈련일기에 따르면 가가린 우주인 훈련센터에는 국제우주정거장의 러시아 모듈인 '즈베즈다(별)'과 '자랴(새벽)'를 그대로 옮겨온 실물크기의 모형이 있다.

즈베즈다 모듈은 하루 16번이나 해가 뜨고 지는 우주정거장에서 우주인들이 숨쉬고 먹고, 마시고,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제반시설을 갖춘 서비스 센터 역할을 하는 곳이고, 자랴 모듈은 일종의 창고역할을 수행한다고 한다.

즈베즈다와 자랴 모듈의 내부공간은 직육면체 모양으로 우주인이 방향감감을 잃고 혼란을 빠지지 않도록 수납을 위한 공간 벽면에 200번과 400번으로 시작하는 번호가 붙어있다.

또 벽면은 일명 '찍찍이'라고 부르는 '벨크로'로 처리가 돼 있어 물건들이 이리저리 날아다니지 않도록 쉽게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특히 즈베즈다의 벨크로 벽면의 뒤에는 우주인들이 생명을 유지하는데 꼭 필요한 장치들이 설치돼 있다.

이 장치들 중 가장 복잡하고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은 공기 정화 공급 장치라고 고씨는 설명했다.

이 장치는 물을 분해해 우주인에게 필요한 산소를 공급하고, 우주인이 내뿜는 이산화탄소를 수집해 우주공간에 버리는 역할 등을 담당한다는 것. 또 20여 종류의 냄새를 제거할 수 있는 화학 필터를 통해 정거장 내부의 공기를 언제나 상쾌하게 유지해준다.

고씨는 "아마도 이 화학 필터가 한국 우주인이 가져갈 우주음식의 냄새도 부드럽게 정화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두 번째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장치는 물 정화 공급 장치.

우주정거장에서 물은 매우 소중한 자원으로 인간은 물을 마시지 않고는 살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물을 분해해서 산소를 얻기 때문이라는 것.

하지만 무거운 물을 우주정거장에 실어 나르는 데는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우주정거장에서는 이 소중한 물을 효율적으로 재활용하는 장치가 설치돼 있다는 설명이다.

이 장치는 샤워에 사용한 물은 물론이고, 우주인이 호흡하는 동안 공기에 배출된 수분이나 '자연의 부름'(소변 등)을 받고 배출한 수분까지 모두 모아서 정화해 재활용한다.

고씨는 "우주정거장에 함께 거주하고 있는 우주인들은 서로의 몸을 한 번씩 거친 물을 나눠 마시는 '물을 나눈 형제'인 셈"이라고 말했다.

즈베즈다가 서비스 모듈이라 불리는 이유는 이곳에서 정화되고 적정 수준 온도와 습도로 관리된 공기가 러시아 모듈뿐만 아니라 미국 모듈을 포함한 국제우주정거장 전체에 공급되기 때문.

우주인의 식탁 또한 이채롭다.

고씨에 따르면 즈베즈다 모듈의 한쪽에 마련된 식탁에는 우주식을 간편하게 데울 수 있는 스토브가 마련되어 있고, 그 옆 바닥에는 공기를 빨아들이는 팬이 달려 있다.

이 팬은 우주인들이 먹던 음식이 공중으로 날아가지 않도록 잠시 내려놓는 장소로 이용되기도 하고, 식사 시 발생하는 빵가루와 같은 작은 음식물이 다른 곳으로 날아가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빨아들이는 진공청소기 역할을 하기도 한다.

고씨는 "유인 우주기술에 대해서 하나하나 배워 나갈수록 많은 위험을 감수하고우주에 나가 있는 우주인들뿐만 아니라, 저 혹독한 우주 환경 속에서도 인간이 생활할 수 있도록 연구자와 기술자들이 이뤄 놓은 것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며 우주정거장의 시설에 경탄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이어 "이번 한국우주인배출사업이 한 명의 영웅 또는 인기인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우주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을 이끌어 내고 우주를 연구하는 제반분야의 연구자와 기술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어 대한민국 우주기술의 전반적인 부분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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