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얼굴에 반점… 방치 땐 마음에 반점

  • 입력 2007년 4월 16일 03시 03분


코멘트
올해 초등학생이 된 김모(7) 양은 귀에서 목덜미까지 붉은 반점이 있다. 학교 친구들이 놀리자 엄마에게 “학교 가기 싫다”고 떼를 썼다. 김 양의 엄마는 피부과를 찾아 “맞벌이 부부라 바쁘기도 했고, 아이가 크면 자연스럽게 없어진다는 어른들의 말을 듣고 신경을 못 썼다”고 말했다.

반점은 목숨을 좌우하는 중병은 아니지만 고민거리다. 어린아이들은 얼굴, 팔다리 등에 점이 있는 친구들을 놀리기도 한다. 외모를 중시하는 풍조가 퍼지면서 이런 일이 더 잦아졌다.

반점은 스트레스의 요인이자 아이들의 대인관계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따라서 아이들이 유치원, 초등학교 등에 가기 전에 미리 치료하는 게 좋다

○ 흰색 반점 호르몬 연고나 광선치료법으로

주로 얼굴, 가슴, 목 등 노출 부위와 상처가 자주 생긴 부위에 하얀색 반점이 생기는 게 백반증이다. 피부의 멜라닌 색소가 없어지면서 생기며 그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주로 10∼30세에 발생하며 환자의 약 30%가 가족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반증이 있는 부위에는 마치 탈색된 것처럼 흰 반점이 생긴다. 털이 있는 부위라면 털도 함께 탈색된다. 내이(內耳)에 백반증이 생기면 청각을 잃을 수도 있다.

백반증은 증세가 있는 부위에 호르몬 연고를 바르거나 자외선을 피부에 쬐어 멜라닌 색소를 형성시켜 주는 광선치료법이 있다. 엽산 비타민B12 등 비타민 B군을 보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런 요법이 효과가 없으면 색소가 남아 있는 부위의 표피를 떼어내 색소가 빠진 부위에 옮겨 주는 수술을 하기도 한다.

얼굴 부위 백반증이 치료 반응이 가장 좋다. 몸이나 팔다리 부위는 치료가 끝나기 전까지 다소 부자연스러운 색소 침착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 갈색이거나 검을 때는 중증질환 여부 살펴야

갈색을 띠어 밀크커피색으로 이름이 붙여진 반점은 선천적으로 생긴다. 이 반점은 만 2세까지 그 수가 증가하는 게 특징이다. 태어났을 때는 색이 매우 엷지만 자라면서 진해지는 경우가 많다. 몸에 1, 2개만 있다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대개 레이저로 치료된다.

하지만 몸에 6개 이상의 밀크커피색 반점이 있거나 겨드랑이, 회음부에 이런 반점이 생겼다면 신경계통의 종양인 신경섬유종증인지 의심해 봐야 한다. 대학병원 등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보는 게 좋다.

검은색 반점이 있을 때는 피부암인지 아닌지 알아봐야 한다. 작은 반점이라면 보통 점일 가능성이 높다. 이때는 레이저 치료를 받으면 된다.

하지만 반점이 1.5∼20cm 크기라면 사춘기 이후에 피부암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20cm가 넘는다면 사춘기 이전이라도 피부암이 될 우려가 높다. 반점이 갑자기 커지거나 피가 나거나 레이저 치료를 해도 자꾸 재발하면 피부암인지 의심해 봐야 한다. 피부암이면 조직검사를 받고 수술로 해당 부위를 떼어내야 한다.

손발에 검은 점이 새로 생기거나 원래 있던 점의 모양, 크기, 색조 등이 변할 때, 가렵거나 통증, 출혈, 딱지 등이 생겼다면 조직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피부암은 통상 비대칭적이며 경계가 불규칙하고, 색조가 다양하며 지름이 0.6cm를 넘는다.

○ 붉거나 푸르스름할 때는 레이저 치료로

반점이 붉거나 푸를 때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레이저 치료로 낫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린아이에게 흔한 붉은 반점은 화염상 모반과 딸기혈관종이 있다. 화염상 모반은 혈관이 뭉쳐져 생긴 붉은 점으로 신생아의 10%가량이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점은 신체 성장과 같은 비율로 커 간다.

혈관이 기형적으로 뭉쳐 돌출돼 있는 딸기혈관종은 태어날 때부터 생기며 6세 이전에 깨끗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튀어나온 부위가 아주 크거나 염증이 생기는 경우 흉터가 남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눈 주위, 뺨, 이마에 푸르거나 거무스름하게 퍼진 오타씨모반도 있다. 피부 진피층에 있어야 할 멜라닌 세포가 피부 표면으로 올라와 생긴 병이다. 통상 얼굴의 한쪽에 넓게 생기며 선천적으로 갖고 태어나 나이가 들수록 커진다.

(도움말: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이주흥 교수, 초이스피부과 최광호 원장)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