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 생물학]뇌신경망, 사춘기까지 왕성하게 발달

  • 입력 2007년 3월 23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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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부는 올해를 ‘생물학의 해’로 지정하고, 미래의 건강한 삶과 환경을 이끌 생물학 관련 첨단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바이오-비전 2016’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생물학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생활 주변의 흥미로운 생물학 이야기를 소개하는 ‘생생 생물학’ 코너를 ‘생물학의 해 조직위원회’와 공동으로 월 2회 연재한다.》

밤하늘의 별만큼 많은 신경세포로 이뤄진 인간의 뇌. 최근 영상촬영 기법의 발달로 뇌 속을 손금 보듯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 살아 있는 뇌에서 신경세포의 수를 셀 수는 없다. 그래서 대뇌 피질의 두께를 측정하는 방법을 쓴다. 피질의 두께가 신경세포의 수와 비례하기 때문이다.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정신건강연구소와 캐나다 몬트리올 신경학연구소를 비롯한 세계의 여러 뇌 연구소에서는 청소년의 뇌 발달에 대해 집중 연구하고 있다. 뇌의 하드웨어에 해당하는 신경망의 발달은 유아기에 거의 끝난다고 알려져 왔지만 이는 결코 사실이 아니다. 뇌의 발달은 사춘기에도 왕성하게 일어나며 신경망은 끊임없이 변한다.

대뇌 피질의 두께는 청소년 시기에 급격히 늘어났다 줄어든다. 특히 신경세포가 모여 있는 회백질의 두께는 뇌의 앞부분인 이마엽(전두엽)에서 가장 먼저 왕성하게 증가하며 이런 변화는 마루엽(두정엽), 관자엽(측두엽), 뒤통수엽(후두엽)에서 차례로 일어난다.

미국 정신건강연구소에서는 청소년 300명의 지능지수(IQ)를 검사해 영재, 높은 지능, 보통 지능의 세 그룹으로 나눈 다음 대뇌 피질의 두께 변화와 지능의 관계를 비교했다. 그 결과 대뇌 피질의 크기는 지능과 상관관계가 없지만, 피질의 두께는 지능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보통 지능을 가진 청소년의 대뇌 피질 두께는 비교적 완만하게 변한다. 반면, 영재는 사춘기 초기엔 대뇌 피질 두께가 매우 얇지만 빠른 속도로 최고 수준에 이른 다음 급격히 감소하는 역동적인 변화 경향을 보였다.

대뇌 피질의 두께 변화는 뇌신경망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신경세포의 가지치기와 신경세포 간의 연접(시냅스) 형성을 수반한다. 결국 두께 변화가 역동적이라는 것은 신경망이 활발히 활동함을 의미한다.

청소년에게서 뇌의 역동적인 변화는 지능과 창의력 발달과 밀접하다. 또 청소년의 뇌는 감정과 충동을 제어하는 브레이크 같은 역할을 하는 영역들이 아직 매끄럽게 발달되지 않아 새로운 정보에 매우 민감하고 외부환경에 상처받기 쉽다.

청소년의 뇌는 어른과 다르다. 자제력을 갖춘 인지 메커니즘이 발달할 때까지 청소년의 뇌는 따뜻하게 감싸 주는 어머니의 정성스러운 보살핌이 필요하다.

김경진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뇌프런티어사업단장

kyungjin@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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