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맹’ 우리 아빠 카트라이더에 빠졌어요

  • 입력 2007년 1월 13일 02시 57분


코멘트
《30대 이상 중장년층은 게임업계에선 ‘사각지대’에 해당한다. 사용자 층이 얇기도 하지만 할 만한 게임도 별로 없다. 고스톱 등 몇몇 도박성 게임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게임이 10대와 20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적당한 게임은 중장년층의 정신건강과 정서 안정에 도움이 된다. 연구 결과 게임은 치매 방지는 물론 소외감 해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에서는 중장년층에게도 게임이 친숙하다. 편하고 쉬운 게임으로 중장년층과 여성 고객을 끌어들였다.

대표적인 사례가 닌텐도의 ‘DS라이트’.

‘게임을 안 하면 나이를 먹을수록 뇌 활동이 위축된다’는 위기감까지 불러일으키며 일본에서만 1000만 개 이상 팔렸다.

한국의 중장년층이 즐길 만한 게임으로는 어떤 게 있을까. 마침 18일엔 일본 중장년층 게임 열풍의 주역인 DS라이트의 한국판이 출시된다. 중장년층을 위한 게임을 살펴봤다.》

○ 메이플 스토리-소환대전 큐이-오디션 등 해 볼만

㈜넥슨의 ‘메이플 스토리’는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저학년생 사이에서 일종의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게임이다. 총 회원이 1300만 명에 이른다.

재미있는 사실은 30대 이상 사용자가 20%를 넘는다는 점. 다중접속 롤플레잉게임(MMORPG)이라는 낯선 분야지만 컨트롤이 워낙 쉬워 중장년층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최근 인기를 끄는 온라인게임이 3차원이라 다소 복잡한 반면 2차원으로 구성돼 피로감이 덜하다. 게임이 좌에서 우로 진행돼 1970, 80년대의 오락실 문화에 익숙한 세대에게도 편하다.

게임동아의 정동범 편집장은 “초기엔 자녀와 공통의 화제를 만들려는 부모의 참여가 많았다”며 “막상 해보니 쉽고 재미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중장년층 사용자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여성이 좋아하는 게임도 중장년층이 즐기기에 적합하다. 조작이 쉽고 비교적 차분한 그래픽을 선호하는 여성층의 구미가 중장년층과 맞기 때문이다.

윈디소프트의 ‘소환대전 큐이’는 1인칭 슈팅게임과 캐주얼게임을 결합한 게임. 귀엽고 아기자기한 캐릭터와 간단한 조작으로도 다양한 기술이 가능한 장점 덕분에 여성 게이머들의 사랑을 받는다. 예당온라인이 서비스하는 캐주얼게임 ‘오디션’도 추천 타이틀. 1990년대에 전 국민이 즐겼던 ‘DDR’를 온라인화한 게임으로 중장년층에도 친숙하다. 화면 하단에 나오는 모양에 맞춰 5개의 키보드만 갖고 조작할 수 있다.

회원 수 1600만 명을 넘은 ‘카트라이더’도 중장년층이 도전해 볼 만하다. 30, 40대 이용자가 10명 중 3명꼴로 어린 학생에게 무시당할까 겁먹지 않아도 된다. 4, 5개의 키보드 조작만 할 줄 알면 되는 데다 레이싱 주행의 묘미를 살려주는 ‘드리프트’도 시프트(shift) 키 하나로 실행된다.

○ 들고 다니며 어디서나 편하게

일본, 미국, 유럽에서 인기를 검증받은 닌텐도의 휴대용게임기 DS라이트. 한국에서도 중장년층에게 통할지 게임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주목받는 타이틀은 ‘두뇌 트레이닝’. 간단한 사칙연산과 읽기, 쓰기를 반복하면서 두뇌활동을 자극한다. 국내에도 번역 출판된 책 ‘뇌를 단련하는 성인의 계산 연습’이 기본 베이스다.

누구도 가늠할 수 없는 ‘뇌 연령’을 게임을 통해 수치로 보여주는 게 특징. 젊은 층도 익숙하지 않으면 50∼60대로 나온다. 뇌 연령을 낮추기 위해 반복하며 즐기는 방식이다.

글자나 그래픽이 커서 시력이 약한 노인들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영어 삼매경’은 영어공부를 소재로 한 게임. 게임기가 읽어주는 영어문장을 따라 쓰다 보면 어느새 빠져든다. 중장년층은 물론 영어를 배우는 학생에게도 유용하다. 조작이 간단하고 게임 안내도 친절해 지레 겁먹을 필요가 없다.

게임기를 사는 게 부담스럽다면 휴대전화를 이용한 게임도 해 볼 만하다.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컴투스의 ‘미니게임천국’은 10가지 게임이 패키지로 묶여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이 밖에 모바일용으로 출시된 간단한 미니게임이 많아 취향대로 고를 수 있다.

명지대 이장주 여가정보학과 교수는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성공적 노화라는 개념이 중요해졌다”며 “한국 중장년층은 지금까지 TV 시청 등 소극적 유형의 여가를 즐겼지만 앞으로는 재미와 젊음을 찾는 적극적 여가 수단으로 게임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가족과 함께 푸는 네모로직]1월 13일자 정답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