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이 건강검진, 제때 제대로]<2>청력검사

  • 입력 2006년 9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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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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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나 영·유아 난청은 흔한 선천성 질환이다.

어린아이의 난청은 뇌 발달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성인 난청보다 더 위험하다. 성인 난청은 단지 의사소통의 장애일 뿐이다. 하지만 유·소아기는 말을 배우는 시기다. 난청이 있는 아이는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해 정상 아이보다 언어와 지능 발달이 늦어질 개연성이 크다. 난청이 있는 아기는 뇌에서 청각을 담당하는 부위가 다른 기능을 하게 되면 아예 청각기능을 상실할 위험에 놓이게 된다.

이처럼 소아 난청은 발육이나 언어 습득에 큰 지장을 주므로 조기 진단과 치료·재활이 어느 질환보다 중요하다. 세계적으로 신생아 1000명당 0.9∼5.9명이 난청이라고 알려져 있다. 국내 신생아 난청은 1000명당 1명 정도이다.

▽신생아 난청=대뇌에서 청각 기능을 맡은 부위는 대개 1, 2세에 발달이 거의 끝난다. 이 때문에 이 시기가 지나기 전에 난청을 치료해야 한다. 신생아가 태어나서 주변 소리에 반응이 없거나 불러도 눈을 맞추지 않으면 귀의 이상 여부를 알아보는 게 좋다.

신생아 난청은 언제 발견하느냐에 따라 치료 성과가 크게 달라진다. 청각 기능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신생아에게는 늦어도 생후 6개월 이전에 보청기를 달거나 소리를 전달하는 보조장치를 삽입하는 인공와우수술을 해 줘야 한다. 청각을 담당하는 뇌 부위가 제대로 발달되도록 청력 재활을 돕기 위해서다.

생후 6개월은 다른 사람이 자기에게 말을 걸면 옹알이를 하는 등 반응을 보이는 시기다. 이 때문에 아이가 말을 하지 못한다 해도 부모가 자세히 관찰하면 청력 이상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홍성화 교수는 “신생아는 주변에서 이뤄지는 대화를 통해 습득 내용의 90% 이상을 얻는다”면서 “신생아 난청의 경우 6개월을 기점으로 조기 진단과 치료를 받느냐에 따라 이후 인지발달 능력과 사회성 발달에 큰 차이를 보인다”고 말했다.

산모 가족이나 친척 중 어릴 때부터 청력 장애가 있거나, 산모가 임신했을 때 풍진 등 감염성 질환을 앓았다면 반드시 신생아의 청력검사를 해야 한다. 1.5kg 이하 저체중 아이이거나 황달이나 세균성 뇌막염, 심한 호흡장애 등을 앓은 아이, 머리나 얼굴 기형인 아이도 난청검사가 필수다.

미국의 많은 주에서는 모든 신생아를 대상으로 청력검사를 시행하도록 법을 만들 정도이다.

현재 병의원 신생아 청력검사는 생후 3∼10일에 밖에서 소리를 유발해 뇌파검사로 청각 이상 여부를 알아보는 ‘유발이음향검사’(약 1만5000원)가 일반적이다.

▽영·유아 난청=고막 안쪽으로 물 또는 고름이 차서 통증을 동반하는 중이염이 발생할 수 있다. △감기를 자주 앓는 아이가 어느 날 TV를 가까이서 본다든지 △TV 볼륨을 갑자기 키운다든지 △큰 소리로 불러야만 반응하는 경우엔 귀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중이염은 조기에 발견되면 1주일∼한 달 동안 항생제 복용 등 간단한 방법으로 나을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염증이 생긴 부위의 고막을 절개해 바깥 공기가 통할 수 있도록 미세한 관을 넣어 주는 수술을 할 수도 있다.

강남성모병원 이비인후과 박시내 교수는 “유·소아 때 생긴 청각장애는 흔히 언어장애뿐만 아니라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나 학습장애를 유발해 학교 부적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정상 청력 신생아의 시기별 반응
시기정상 청력
생후 4개월대부분의 아이가 갑작스러운 고음에 놀란다.
조용한 방에서 자고 있다가 목소리나 소음에 깨거나 움직임을 보인다.
아이가 울다가도 엄마의 목소리가 들리면 진정되는 양상을 보인다.
다른 사람의 목소리보다 엄마의 목소리를 잘 인식한다.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생후 4∼8개월소리가 들리면 그쪽으로 고개와 눈동자를 돌린다.
딸랑이 같은 소리가 나는 장난감을 즐기기 시작한다.
6개월쯤이면 다른 사람이 자기에게 말을 걸면 옹알이를 한다.
생후 8∼12개월아이의 목소리가 높낮이를 가지기 시작한다.
자기 이름을 부르거나 작은 소리에도 고개를 돌린다.
노래에 관심을 가지고 귀를 기울이거나 노래에 맞춰 뛰거나 따라 부르는 시늉을 한다.
생후 12∼18개월많은 단어를 이해하기 시작하며 25개의 정도의 단어를 말한다.
생후 18∼24개월주변 사물의 명칭을 말하기 시작한다.
두 단어로 된 말을 하기 시작하며 100∼200단어를 알고 있다.
생후 24∼36개월문장을 구사하기 시작하며 200∼400단어를 알고 있다.

▼영·유아 난청 예방 생활법▼

1. 수영할 때는 귀마개, 목욕할 때 샴푸할 때는 비닐 모자 등으로 귀를 덮어 물이 들어가지 않게 한다.

2. 귀에 물이 들어갔을 경우 억지로 빼려 하지 말고 귀 밖으로 물이 흘러나오도록 기다린 뒤 소독 면봉으로 닦는다.

3. 귀지는 파지 않는다.

4. 코를 풀 때는 한쪽씩 푼다. 양쪽을 동시에 풀면 압력이 높아져 코의 균이 귀로 들어갈 수 있다.

5. 부모는 집 안에서 금연한다.

6. 집 안을 청결히 한다. 집먼지진드기, 곰팡이 등으로 인한 알레르기 비염이 중이염을 유발할 수 있다.

7. 노래방 콘서트장 등의 큰 소음을 피한다.

8. 감기 합병증으로 귀 질환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항상 감기를 예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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