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대 채희권교수…수소저장 55% 높이는 기술 첫 개발

  • 입력 2004년 2월 11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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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공해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수소의 저장 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이 기술은 차세대 휴대전화용 수소배터리나 자동차 연료용 수소저장장치로 조만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외국어대 화학과 채희권(蔡熙權·46) 교수는 11일 “미국 미시간대 오마르 야기 교수 팀과 공동으로 ‘금속-유기 골격구조(MOF)’의 수소 저장 능력을 55%가량 높일 수 있는 기반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과학저널 ‘네이처’ 5일자에 발표돼 미국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 등에서 이례적인 관심을 받았다.

수소는 석유나 석탄과 달리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아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알려져 있으나 저장하기가 쉽지 않았다. 보통 207기압에서 액화시켜 용기에 저장해 왔다.

이번 연구대상인 MOF는 1999년 야기 교수팀이 처음 개발한 차세대 수소저장물질로 10기압(라이터의 가스압력)에서 상당한 양의 수소를 흡착하는 것으로 밝혀져 있었다. 이후 MOF의 수소 저장 능력을 높이기 위한 연구가 진행됐다. MOF의 표면적을 넓히는 방법이 관건이었다.

2000년부터 채 교수가 야기 교수팀에 가세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채 교수는 “금속 고압반응기 대신 저압 유리관을 이용해 MOF 제조공정을 효과적으로 개선시켰다”고 말했다. 이 덕분에 MOF의 표면적을 넓힘으로써 수소의 저장능력을 기존보다 55%가량 높여 MOF를 상용화할 정도가 됐다.

채 교수는 “현재 미국 대기업에서 이 기술을 이용해 휴대전화용 수소 배터리를 개발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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