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머리솔개 국내 서식 첫 확인

  • 입력 2003년 11월 27일 13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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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 등 열대 지방에 사는 흰머리솔개 한 마리가 서울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에서 흰머리솔개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흰머리솔개는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한국조류보호협회에서 키우고 있다.

이 협회의 김성만(金成萬) 회장은 "3년 전 새끼였던 이 새를 인수해 지금까지 키워오고 있는데 2년 전부터 머리와 가슴에 하얀 털이 나기 시작했다"면서 "최근 조류 전문가들에게 감정을 의뢰한 결과, 흰머리솔개로 확인됐다"고 27일 밝혔다.

이 새가 처음 발견된 것은 2000년 초. 강원도 영월의 한 주민이 야산에서 날지 못하는 새끼 새 한 마리를 발견해 인근 식당에 맡겼고 식당 측에서 다시 조류보호협회에 인계해 협회가 지금까지 키워온 것.

김 회장은 "처음엔 흰 털이 없어 매의 일종인 말똥가리나 솔개 새끼로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새가 자라면서 가슴에 하얀 털이 나기 시작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50㎝ 정도 크기인 이 흰머리솔개는 머리와 목 가슴 배 부분이 하얗고 미국의 국조(國鳥)인 흰머리수리와 비슷하다. 주식은 물고기. 특히 미꾸라지를 좋아해 하루에 20여 마리씩 먹는다.

이 새가 어떻게 국내에 들어왔는 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김 회장은 "동남아 등지를 다녀온 선원이 이 새의 새끼를 갖고 들어왔을 수도 있다"면서 "어쨌든 열대지방의 새가 한국에서 성공적으로 살아남은 획기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류보호협회는 앞으로 서울대공원이나 에버랜드 측과 협의를 거쳐 일반에 공개할 계획이다.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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