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채는 눈동자에서 가운데 동공을 뺀 부분이다. 어두워지면 홍채가 수축해 동공이 커지고 빛이 많이 들어온다. 카메라의 ‘조리개’ 역할을 한다.
홍채를 확대해 보면 빗살무늬, 동심원 무늬 등을 볼 수 있다. 홍채를 조였다 폈다 하는 괄약근 등이 만든 무늬다. 홍채의 무늬는 생후 6∼18개월 정도에 완성되며 다시는 변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과 홍채 무늬가 같을 확률은 10의 78승 분의 1이라고 하니 모래밭에서 바늘을 찾는 것보다 더 어려운 셈이다.
홍채인식기가 이 무늬를 지문처럼 암호로 만드는 과정은 이렇다. 먼저 적외선 카메라가 눈을 찍는다. 컴퓨터가 눈에서 동공과 흰자위 부위를 제거하면 홍채만 남는다. 홍채 무늬를 암호화하는 것은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그 중 하나는 이 무늬를 몇 가지 파동 함수의 조합으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사람마다 함수값이 다르고, 이 차이를 이용해 본인을 확인할 수 있다. 또 홍채 무늬는 사람마다 약 260개의 차이점을 갖고 있는데 이 차이들을 비교하는 방법도 있다.
홍채인식장치는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는 물론 선글라스를 껴도 개인을 식별하는 데 문제가 없다. 선글라스는 가시광선과 자외선을 반사하는데 홍채인식장치는 적외선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또 살아 있는 사람에게 달려 있는 눈이라야 효과가 있다. 빛의 양에 따라 동공 크기가 변해야 홍채인식기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톰 크루즈가 영화에서 했던 것처럼 얼굴에서 빼낸 눈을 카메라에 대봤자 소용이 없다.
홍채인식기는 한국에서도 볼 수 있다. 서울 여의도 쌍둥이빌딩의 사이언스홀, 서울 덕수궁의 현대미술관, 서울경찰청본부 등에 홍채인식기가 설치돼 있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기자 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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