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인공위성이 보물도 찾네"

  • 입력 2002년 2월 5일 17시 42분


과거에는 사람이 직접 탐사하거나 비행기로 사진을 찍는 정도였지만 인공위성을 이용하면 훨씬 넓은 지역을 금새 조사할 수 있다. 더구나 요즘 인공위성 카메라는 1m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정도로 성능이 발전해 보물찾기 능력이 탁월하다. 이제 웬만한 지하자원을 찾는데 인공위성 사진은 반드시 필요한 기본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인공위성이 직접 금을 찾는 것은 아니다. 인공위성이 찾는 것은 단층이나 절리이다. 이런 틈 속에는 지하자원이 숨어 있거나 틈을 따라 지하자원이 이동했을 가능성이 높다. 땅위의 틈은 눈에는 쉽게 보이지 않지만 위성 사진에서는 뚜렷하게 드러난다.

사진에서 이런 틈이 나타나면 지하자원 탐사가들은 환호성을 지른다. 다음에 해야 할 일은 현지 조사다. 예를 들어 금을 찾는 탐사가들은 주변의 지질 환경은 어떤지, 차돌 속에 금이 들어 있는지, 지하수에 금이 녹아 있는지 조사한다. 광물에 박혀 있는 미세한 금 입자를 찾기 위해 전자현미경을 들이대고, 전파를 땅 밑에 쏘아 지하 구조를 측정한다.

인공위성을 이용한 보물찾기는 ‘지리정보시스템(GIS)’과 결합해 더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인공위성 사진에 주변 지질 정보, 흙과 지하수의 성분을 분석한 지구화학 정보, 중력과 자기력 등 물리 정보를 더해 컴퓨터가 유력한 후보지를 골라내는 것이다. 통계학과 지질학 지식이 총동원된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지광훈 박사는 “최근 광업공사가 발견했다고 발표한 태백산 금광은 5년전 현지조사없이 GIS 기술을 이용해 우리가 발견한 후 예산 부족으로 발굴을 포기한 광산과 위치가 거의 같아 GIS의 위력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며 “성능이 향상된 인공위성이 앞으로 지구 구석구석을 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위성은 사진을 찍을 수 없는 바다 속도 뒤진다.

석유나 천연가스가 바다 밑에 묻혀 있으면 그 부근에서 중력이나 자기력이 떨어진다. 주로 배를 타고 다니며 측정하지만, 요즘에는 인공위성도 많이 사용된다. 아직 배가 성능이 좋지만 위성도 갈수록 발달하고 있어 기대해볼 만 하다.

후보지역이 발견되면 공기총이 달린 탐사선이 출동한다. 공기총에서 발사된 탄성파는 바다 속 지층을 뚫고 들어갔다 다시 되돌아온다. 이 탄성파를 붙잡아 해저를 조사한다.

탐사가들은 때때로 바다 속에 잠긴 보물선을 찾기도 한다.

보물선을 찾을 때는 첨단기술보다 입으로 전해 내려오는 옛이야기를 먼저 뒤진다. 이용호 게이트로 잘 알려진 전남 진도의 ‘하야시 보물설’과 서·남해의 ‘야마시타 보물설’ 등이 그것이다. 보물선은 금광보다 규모가 훨씬 작아 찾기가 어렵지만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보물선이 철선이면 부근에서 자기력이 세진다. 탐사선에서 음파를 쏘면 침몰선 모양을 확인할 수 있다. 맞다 싶으면 수중 카메라를 내려보낸다. 수중카메라는 수심 6000m 깊이까지 내려가 보물선을 찾는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기자 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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