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없는 차세대 반도체회사 뜬다…투자비 적게들어 각광

  • 입력 1998년 10월 24일 19시 25분


설계에서 생산까지 일관 공정의 통념을 깬 차세대형 반도체회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공장없는 ‘나이키 방식’이 전자산업에 새 물결을 일으키고 있는 것.

지적재산권(IP) 반도체회사로 불리는 이들은 반도체 회로를 설계만 하고 생산과 판매는 다른 업체가 맡는 새로운 개념의 기업 방식.

IP회사는 세계적으로 최근에 1백여개사가 생겨났으며 국내에도 C&S테크놀로지 싸이몬 등 10여개업체가 사업 초기단계에 있다.

이미 영국의 암 홀딩스사와 미국의 아티즌 콤포넌츠사, 램버스사 등 5개업체는 괄목할 만한 성장으로 상장사로 자리를 잡았다.

그동안 한 업체가 설계 생산은 물론 생산설비 제작까지 도맡아왔던 반도체업계에 IP회사가 신생사업으로 등장한 것은 여러개의 반도체를 하나의 집적회로로 결합하는 시스템 칩이 부각되면서부터.

중앙처리장치 통신 그래픽 메모리 등의 기능을 위해 각각의 회로가 필요했던 전자장치를 하나의 회로로 대체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여러업체의 칩을 묶는 기술이 중요해졌기 때문.

IP업체는 마이크로프로세서와 그래픽제어기에서부터 디지털시그널프로세서 네트워킹프로세서에 이르는 회로를 설계, 다른 메이커가 자체상표로 생산해 판매하게 하거나 다른 설계와 혼합해 하나의 복합칩을 만들도록 한다.

예를 들면 미국의 샌드크래프트사는 일본의 NEC에 전자제품용 복합반도체를 설계해주었으며 암 홀딩스사는 자동차와 기타 소비재용 차세대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설계, 텍사스 인스트루먼츠사가 이를 생산한다.

반도체업계에선 이들 IP업체의 전망을 매우 밝게 보고 있다.

최근 루슨트테크놀로지 내셔널세미컨덕터 퀄콤 등 대형 업체들이 이들 소규모 IP업체에 관심을 보이며 적극적인 협력관계를 모색하고 있다. 이에 따라 5개 상장사중 암 홀딩스, 아티즌, MIPS, 램버스 등 4개사가 반도체 설계에 따른 로열티 수입으로 이미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미국계 IP업체들의 경우 반도체 생산공장이 필요없기 때문에 투자비용이 훨씬 적게 들어 초기투자자들이 상당한 투자이익을 얻고 있다.

〈이영이기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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