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비행사 되려면…]무중력 적응훈련 거쳐야

  • 입력 1998년 9월 8일 19시 59분


미국은 요즘 우주비행에 대한 이야기로 떠들썩하다. 화제의 주인공은 10월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를 타고 우주로 나서는 존 글렌 상원의원(77). 62년 머큐리6호를 타고 지구 궤도를 돌았던 그가 36년만에 다시금 우주로 향하는 것. 한번도 어려운 우주비행을 두번씩 도전하는 그에게 미국인들은 갈채를 보내고 있다.

▼우주비행의 역사〓60년대 시작된 미국과 러시아의 우주 프로젝트는 70년대 장기 체류가 가능한 우주정거장을 발사하면서 피크를 이룬다. 71년과 73년 발사된 소련의 살류트와 미국의 스카이랩이 바로 그것. 이후 우주에서 실제로 ‘생활’을 하는 진정한 ‘우주인’이 등장했다.

러시아어로 ‘평화’ 또는 ‘세계’라는 의미를 가진 미르는 86년 발사돼 약 3백90㎞ 상공을 선회하며 아직도 떠있다. 미르는 95년 6월 미국의 우주왕복선 애틀란티스호와 처음 우주에서 도킹한 이후 최근까지 여러차례의 도킹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우주왕복선 등을 타고 우주를 잠깐 맛보았던 사람은 셀 수 없이 많다. 1백일 이상 우주에 머물렀던 진정한 ‘우주인’만해도 50명이 넘을 정도.

내과의사 출신인 러시아의 발레리 폴랴코프는 88년 이후 두차례에 걸쳐 모두 6백79일을 우주에서 체류, 이 부문 세계 기록 보유자.

미국의 샤논 루시드는 가장 오래 우주에 체류한 여성. 1남2녀의 어머니로 78년 우주비행사로 선발된 그는 85년부터 디스커버리 애틀란티스 콜럼비아 등 미국의 우주왕복선을 두루 거쳤다. 미국인 최초로 미르에 체류할 우주비행사로 뽑혀 96년 3월부터 장장 1백87일간 우주에 머물렀다.

▼우주비행사의 훈련〓우주공간은 초저온에 진공상태. 지구 표면에서 느끼는 중력의 1백만분의 1에 가까운 무중력 공간이다.

무중력 공간에선 근육이 무기력해지고 체력 소모가 지상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우주비행사들에겐 강인한 체력이 필수. 우주선 탑승이 결정되면 무중력 상태에 대한 적응훈련과 함께 발사될 때 겪는 중력가속도의 3배에 이르는 힘을 견디는 훈련을 받는다. 우주공간에서 벌이는 우주유영은 대형 수조안에서 이뤄진다. 이밖에 각종 장치를 완벽히 조작할 수 있도록 수천시간 가까운 교육을 이수해야 우주로 향할 수 있다.

▼우주공간의 생활〓몸을 움직이기 어려울 정도로 좁았던 초기 우주선과는 달리 ‘미르’의 경우 약 16평 정도의 공간을 갖고 있다. 중력만 없고 공기는 지구처럼 가득한 소형 아파트가 우주에 떠있는 셈. 이곳에는 화장실과 주방은 물론, 우주비행사를 위한 운동시설까지 마련돼 있다. 식사도 치약처럼 튜브에 들어있던 우주식을 생각하면 착각. 현재 1백여가지 메뉴에 국물을 떠먹을 수 있는 수준에까지 발전했다고.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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