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과학캠프 「정답없는 교실」,과기원서 24일까지

  • 입력 1997년 7월 21일 19시 24분


그들에게 주어진 문제는 정답이 없다. 「맞았다」 「틀렸다」는 말이 없다. 입시의 상징인 사지선다형 문제풀이와는 전혀 다르다. 21일 오후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강당. 이제 막 입시지옥의 문턱에 들어선 전국의 고교 1년생 1백60명의 호기심어린 눈초리가 가득하다. 과기원이 마련한 미래 과학자를 위한 캠프, 일명 「정답없는 교실」의 모습이다. 전국 15개 과학고와 민족사관고에서 각각 10명씩 참가했다. 각 학교는 참가 학생을 선발할 때 밀려드는 학생들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창의적 수업에 갈증을 느낀 학생들이 그만큼 많았다는 증거다. 학생들은 이날부터 24일까지 3박4일간 개방형 수업을 받는다. 간섭하는 사람도, 수업시간도 따로 없다. 더위를 피하기 위해 낮잠을 자도 관계없다. 그들에게 주어진 세가지 문제를 알아서 풀면 그만이다. 우선 축구하는 로봇을 설계 제작해야 한다. 원리를 잠깐 강의받은 뒤에는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한팀은 3,4명. 과기원내의 도서관과 컴퓨터실습실은 그들을 위해 활짝 열려 있다. 두번째 「고개」는 화성의 생명체 그리기. 패스파인더도 찾지 못한 생명체를 「미술」이 아닌 「과학」으로 그려내야 한다. 화성의 혹한과 희박한 대기를 견디는 화성인을 과학적 지식과 창의력을 함께 발휘해 제시해야 한다. 마지막 관문은 최적의 생존 알고리듬(Algorithm·논리연산체계) 찾기.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살아남는 자연계의 「생존논리」를 개발해야 한다. 이를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만든 뒤에는 근거리통신망(LAN)에 접속한 후 다른 팀의 프로그램과 대결을 벌여 최후의 생존자를 가린다. 캠프를 마련한 과기원 장호남학장은 『어린 학생들의 생각은 기존의 상식이나 과학적 고정관념을 깨는 파격을 보인다』면서 『이들의 창의와 도전 그리고 모험정신을 부추길 교육제도가 뒷받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수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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