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문화/CGI]「디지털기법」이 영화흥행 좌우

  • 입력 1997년 4월 16일 08시 03분


이제 할리우드에선 스타가 아니라 디지털이 영화의 흥행을 좌우한다.초광속으로 나는 우주선 주위를 스쳐가는 별들. 거대한 토네이도(돌풍)에 휩쓸려 돌아가는 트럭과 소 집들. 울부짖고 겅중겅중 뛰는 공룡.상상속에서만 존재하는 이들을 영화에서 「실현」한 것은 다름아닌 디지털이다. 지난해 국내 흥행 1위를 한 「인디펜던스 데이」는 스타를 쓰지 않은 SF영화였다. 최근 히트한 「트위스터」와 지난 한달동안 서울에서 3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단테스 피크」도 컴퓨터 영상합성기술인 CGI(Computer Generated Imagery)가 관객 유인 요소라는 공통점이 있다. 오는 5,6월에는 「볼케이노」와 「쥬라기공원2」가 국내 개봉될 예정이어서 벌써부터 팬들을 설레게 한다. 20년전의 「스타워즈」가 디지털 기법으로 재무장해 흥행가를 흔들고 있다. 지난 12일 국내에서 「재개봉」된 「스타워즈」는 주말 이틀동안 서울시내에서 3만3천명의 관객을 끌어 흥행 선두를 달리고 있다. 20년전 개봉된 「스타워즈」는 영화와 컴퓨터그래픽의 관계사를 설명해주는 고전이다. 해리슨 포드 등 주연들은 70년대식 장발 머리를 하고 있는데 SF화면과 음향은 최신판이어서 흥미로운 대조를 이룬다. 루카스 필름의 인더스트리얼 라이트 앤드 매직(ILM)사는 5분동안의 SF장면을 추가하기 위해 1천만달러(약90억원)를 쏟아부었다. 대표적인 추가화면이 한솔로(해리슨 포드)가 외계인 자바를 만나는 장면. 이 장면은 루카스팀이 77년에도 구상했지만 기술적 한계 때문에 자바역을 인간 배우가 연기해 촬영했다. 그런데도 아무래도 어색했는지 극장 상영분에서는 빠졌다가 이번에 100% 컴퓨터로 만든 외계인의 모습으로 새롭게 선보였다. 이밖에 우주선이 출동하는 장면 배경에 별들의 모습을 추가하고 디지털 사운드를 도입해 첨단 SF영화로 재탄생했다. 다음달 중순 개봉될 「볼케이노」 역시 제작비 8천만달러(약7백16억원)의 대부분을 컴퓨터그래픽과 특수 효과에 「바친」 영화. 화산폭발로 인한 재난을 그린 이 영화는 용암에 불타는 로스앤젤레스의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 14만평에 걸친 세트를 제작했다. 엄청난 규모의 용암에 맞서 소방차와 헬기가 대항하는 장면 등이 압권인데 이는 용암 세트에 실제 소방차와 헬기를 컴퓨터 그래픽(CG)으로 합성해 만든 것이다. 오는 6월 국내 개봉될 「쥬라기 공원2」에 대해서는 스티븐 스필버그측이 깜짝쇼를 노려 그 내용에 관해 일절 함구하고 있다. 다만 비행기만한 크기의 용들이 날아다니면서 총싸움을 하는 등 1편에 비해 훨씬 큰 스케일의 액션과 새로운 스타일의 공룡이 선뵐 것으로 알려져 1편은 「연습」에 불과했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신연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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