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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네 꿈을 펼쳐라, 자유학기제]지문 채취, 몽타주 제작…범죄과학수사관 체험 ‘짜릿’

김원빈 충남중 2학년
입력 2018-03-29 03:00업데이트 2018-03-29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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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학기 활동으로 과학실험을 하고 있는 충남중 김원빈 군(왼쪽). 김원빈 군 제공
‘내가 원하는 수업을 직접 선택할 수 있다니… 와우!’

유난히 더웠던 지난해 7월 기말고사를 마치고 나니 그저 쉬고만 싶었다. 방학만 손꼽아 기다리던 차였다. 그러다 2학기 자유학기 활동을 선택하는 시간이 됐다. 한 학기 동안 △예술·체육 △주제 선택 △진로탐색 활동을 하게 되는데, 듣고 싶은 수업을 스스로 고르는 것이다. ‘그동안 학교에서 정해준 시간표대로만 움직였는데….’ 선택 수업에 대한 설명을 듣는 순간 설레기 시작했다.

평소 과학에 관심이 많아 ‘신나는 과학세상반’을 주제 선택 활동으로, ‘통기타반’과 ‘축구리그반’을 예술·체육 활동으로 선택했다. 진로탐색 활동으로는 그동안 마음에 담아둔 꿈인 범죄과학수사관을 경험해 보기로 했다.

2학기가 시작되던 첫날은 아직도 또렷이 기억난다. ‘신나는 과학세상반’ 첫 수업에선 건축 교육 교통·통신 등 일상생활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는 최첨단 과학기술을 알아봤다. 그런데 수업방식이 완전히 달랐다. 직접 자료를 조사하고 보고서를 작성해야 했다. 선생님이 알려주는 지식을 받아 적고, 이 지식을 암기하는 수업에 익숙한 터라 낯선 작업이었다. 머리를 맞대도 뻔한 답만 나오는 것 같았다.

우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함께 생각하고 연구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자세히 조사할 수 있을까?’ ‘어떻게 알찬 내용으로 발표할 수 있을까?’ 끊임없이 고민을 나눴다. 선생님은 속도가 더딘 우리들을 나무라기보다 자료를 찾고 연구할 수 있도록 묵묵히 기다려 주셨다. 옆에서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다.

이런 과정을 통해 스스로 공부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었다. 서로 알고 싶은 내용이 달라 티격태격하면서도 결국 협력하고 호흡을 맞춰 조사한 끝에 알찬 자료를 만들었다. 최첨단 과학기술을 연구한 결과물을 발표한 날, 우리 팀이 1등을 차지했다.

평소 범죄과학수사관이라는 꿈을 키워왔다. 집 근처 건물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신고로 출동한 범죄과학수사대를 본 적이 있다. ‘나도 커서 저렇게 멋진 일을 해야지’라고 생각했다. 8, 9월 두 차례 진로탐색 활동으로 과학수사대 체험을 했다. 첨단기술을 이용해 증거를 찾고 범인들을 밝혀내는 일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게 됐다.

잠재지문, 압박지문, 현재지문 등 지문의 종류를 배우고 형광물질을 이용해 지문을 채취하는 실습도 했다. 폐쇄회로(CC)TV를 보고 우리가 목격자가 돼 범인의 눈, 코, 입, 머리카락, 키 등의 신체적 특징을 진술하고 이를 바탕으로 몽타주를 그려 현상금 수배용지를 제작한 일은 무척 흥미로웠다. 진짜 범죄과학수사관이 된 것처럼 기뻤다.

자유학기 동안 시험에서 벗어나는 자유를 누렸다. 그 대신 우리는 직접 보고 듣고 말하며, 스스로 느끼고 생각하는 능력을 키웠다. 나에게 자유학기제는 ‘시험을 보지 않는 노는 학기’가 아닌 ‘내 인생의 새로운 기회’였다. 하고 싶은 것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기회,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해 볼 기회, 그리고 원하는 꿈을 준비할 수 있는 기회 말이다.

김원빈 충남중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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