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일보|오피니언

[경제의 눈]‘살충제 계란’ 충격 극복하려면…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입력 2018-01-08 03:00업데이트 2018-01-08 03:00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늦더위를 식히는 비가 내리던 작년 8월, 국민들은 세찬 빗줄기보다 더 가슴을 서늘하게 하는 소식을 접했다. 바로 국산 계란에서도 살충제가 검출된 것이다. 이미 유럽을 한차례 휩쓴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확산되던 중 발생한 사건이었다. 그중 상당수가 친환경 계란에서 살충제가 검출되었다는 소식에 국민들의 충격은 더욱 컸다. 그동안 친환경 농식품을 안심 먹거리로 믿고 구매하던 소비자들에게는 그야말로 ‘친환경의 배신’이었다.

결국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부적합 농장의 계란을 전량 회수하여 폐기하는 등 즉각적인 조치에도 불구하고 한번 돌아선 소비자의 마음을 되돌리기는 쉽지 않았다. 이에 정부는 소비자의 신뢰 회복을 최우선으로 하고, 문제점을 하나하나 분석하며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했다. 그 결과 마련된 대책이 지난 연말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식품안전 개선 종합대책’이다. 여기에는 친환경 인증기준 재정비, 인증기관과 농가에 대한 관리 강화와 함께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 담겨 있다.

먼저, 친환경 인증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친환경 인증제품의 안전성 검사를 늘리고, 인증기준에 위생·안전 관리 기준도 추가하여 안전성을 제고할 예정이다. 또한,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농약을 사용하여 잔류허용기준을 초과하는 농가는 즉시 퇴출하고, 인증기관 평가 결과 3회 연속 최하위 등급을 받는 경우 지정을 취소하는 등의 조치도 포함됐다.

아울러 선의의 친환경 농업인들이 강화된 인증제도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제도개선에 대한 홍보와 교육도 해 나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증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친환경농산물 이력제’를 전격 도입하고, 인증관리 과정에 소비자가 참여할 수 있는 통로도 확보해 신뢰를 회복할 것이다.

지난해 친환경농업이 4년 만에 어렵게 회복세를 보였다. 신념과 의지를 갖고 친환경농업을 실천하고 있는 농업인들이 내실 있는 성장을 하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함께 강구할 것이다.

특히 친환경 농업인의 가장 큰 어려움인 적정 소득 보전을 위해 올해부터 친환경농업 직불금이 품목별로 ha당 10만∼20만 원 인상된다.

또 유기지속직불금 지급기한 3년 제한 규정을 폐지하고, 계속 지급한다. 친환경 농업인의 또 다른 고민거리인 판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지난해 준공된 전남 나주의 호남권 친환경농산물 물류센터와 도별 광역단위 산지 유통조직을 통해 친환경 공공급식을 확대하고, 자조금을 활용하여 직거래 장터 개설, 홈쇼핑 론칭 지원 등을 늘려나간다. 소비자들도 이를 통해 전국 5400여 개의 친환경농식품 판매장을 비롯해 다양한 소비처에서 친환경농식품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오랫동안 믿고 지낸 사람일수록 신의를 저버렸을 때의 실망과 충격이 더 큰 법이다. 안전하고 건강하다고 믿었던 친환경이었기에 살충제 계란은 국민들에게 더 뼈아프게 다가왔을 것이다.

친환경 농업은 이러한 아픔을 딛고 재도약을 위한 첫걸음을 막 떼었을 뿐이다. 친환경 농업은 국민의 신뢰를 근간으로 한다. 무술년 새해에는 국민에게 사랑받는 친환경 농업으로 거듭날 수 있길 기대한다.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최신기사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