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윤종의 쫄깃 클래식感]내년 자주 만날 쿠프랭의 음악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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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가들의 탄생 100주년, 200주년, 서거 100주년 등 이른바 ‘기념연간’은 작가나 화가 등 다른 장르의 예술가들에 비해 떠들썩하게 치러지게 마련이죠. 음악계가 유독 떠들썩한 걸 좋아하기 때문은 아닙니다. 문학작품은 어느 때나 책으로 만날 수 있고, 명화도 늘 일반에 공개되지만 음악작품은 연주하지 않으면 들을 수 없습니다. 대작곡가의 기념연간에는 그 주인공의 작품을 연주할 기회가 많아지고, 그 주인공을 집중 조명하는 ‘축제’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작곡가들에 대해선 다른 장르의 예술가에 비해 ‘탄생 몇 년’ ‘서거 몇 년’을 한층 특별히 기념하게 됩니다.

내년인 2018년에는 어떤 음악가들이 ‘특별한 한 해’를 갖게 될까요? 프랑스 바로크 작곡가의 대표자로 꼽히는 프랑수아 쿠프랭(사진)이 탄생 350주년을 맞고, 이탈리아 오페라 거장 조아키노 로시니가 서거 150주년, 프랑스 오페라와 교회음악의 대가인 샤를 구노가 탄생 200주년을 맞는군요. 마침 쿠프랭과 로시니의 기념일은 이 계절에 몰려 있습니다. 이번 주 금요일인 10일이 쿠프랭 탄생 349주년, 다음 주 월요일인 13일은 로시니 서거 149주년입니다. 내년 이맘때는 전 세계가 이들의 음악에 귀를 기울이겠군요. 한편 구노의 탄생일은 6월입니다.

쿠프랭이란 이름은 제게도 각별합니다. 어릴 때 집 서가에 꽂혀 있던 ‘101인의 음악가’라는 책 가장 앞 장(활동 시기 순으로)에 나와 있던 이름이 쿠프랭이었거든요. ‘음악의 아버지’로 불리는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보다도 17년 앞서 태어난 겁니다. 제가 어릴 때는 이 바로크 작곡가들보다 앞서 활동한 작곡가들은 ‘연구용’으로 의미가 있을 뿐이지 ‘감상용’ 작곡가는 아닌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이후 바로크 및 르네상스 음악 연구와 감상의 열풍이 유럽에서 일어나 오늘날에는 쿠프랭보다 훨씬 ‘선배’ 작곡가들의 음악도 널리 연주되고 있습니다.

프랑스 부르봉 왕가의 왕실 음악가였던 쿠프랭의 건반악기 모음곡을 비롯한 여러 작품도 최근에는 여럿 음반으로 나왔고 즐겨 듣는 사람도 많아졌지만, 우리나라에서 무대에 오르는 경우는 적었습니다. 내년에는 국내 무대에서도 그의 음악을 접하는 기회가 많았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봅니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프랑스 바로크 작곡가#프랑수아 쿠프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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