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오래 일하지 말고, 집중해서 일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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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집중 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을 것이다. 상사에게 지시를 받고, 부하들이 일을 똑바로 하는지 관리하고, 또 동료들의 잡담을 들어주느라 시간을 보내고 나면 정작 나 자신에게 중요한 업무를 처리할 시간이 부족하다. 결국 오늘도 야근이다. 하지만 탁월한 성과를 내는 과학자와 장인(匠人)들은 다르다. 상위 1%의 천재들은 이기적이라고 욕을 먹더라도 과감하게 주변과의 인간관계를 상당 부분 포기한다. 자신의 업적으로 남길 수 있는 일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무시한다.

미국의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먼이 대표적이다. 그는 1940년대와 1950년대 코넬대와 캘리포니아공대에서 교수로 재직했는데, 자신을 ‘적극적으로 무책임한 사람’으로 보이도록 애썼다. 학교에서 입학사정위원회 같은 업무회의에 들어오라고 하면 ‘전 무책임한 사람이라 안 돼요’라고 손사래를 치고 아무 일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다. 동료 교수들의 미움은 받았겠지만 그게 뭐가 중요할까. 파인먼은 탁월한 연구 업적으로 1965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신간 ‘딥 워크’(민음사)의 저자인 칼 뉴포트는 앞으로 이렇게 집중해서 일하는 습관, 이른바 ‘딥 워크’가 모든 직장인들에게 중요해질 것이라 말한다. 정보기술(IT)과 인공지능의 발달로 기업에서 중간관리자들의 일자리는 점점 줄어든다. 일자리를 빼앗기지 않으려면 컴퓨터가 대체할 수 없을 만큼의 지식과 전문 역량을 쌓아야 하고 그러려면 집중해서 일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물론 이 책의 조언을 100% 받아들여 당장 내일 아침부터 도인(道人)처럼 살긴 어려울 것 같다. 아직 인공지능 시대는 오지 않았고, 중간관리직급이 가까운 미래에 사라질 것 같지도 않다. 직장에서, 업무에서 타인과 소통하는 일은 미래에도 중요할 것이다. 어쨌든 저자의 핵심 메시지는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같은 사회적 도구들이 나에게 가져다주는 장단점을 냉정히 따져보라는 것이다. 기업에서도 당장 시작해볼 만하다. 매일 특정 시간대엔 e메일과 사내 메신저 사용, 그리고 회의를 금지해보는 건 어떨까.

조진서 기자 cjs@donga.com
#dbr#경영#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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