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비행기]빅 사이즈 유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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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대화의 편한 ‘메뉴’는 무얼까? 아무래도 날씨와 꽃, 조금 더 편한 사이라면 옷 아닐까 싶다.

중년 남성들의 고민 중 하나는 ‘사이즈’다. 운동도 하고 덜 먹으려고 노력해도 체중과 허리 치수는 언제나 완만한 상승곡선이다. 이때부터 허리띠 구멍을 더 뚫거나 상의를 바깥으로 꺼내는 ‘응급처방’을 내리지만 큰 효과는 없다.

얼마 전 사이즈 때문에 고민하던 누군가와 함께 이태원에 갔다. 큰 옷이 많다는 귀동냥에 끌려서다. ‘그래, 큰 옷 사서 길면 가위로 싹둑 자르면 되지’라는 심정이었다.

과연 이태원은 빅 사이즈의 천국이었다. 여기저기 ‘빅 사이즈’ ‘큰 옷 전문’이라는 간판이 보였다. 동행은 디자인과 색깔은 보지도 않고 “XL나 110 사이즈 있느냐”고 물어야 하는 설움은 안녕이라며 반기는 표정이었다.

그런데 막상 사이즈를 말하니 점원이 난감한 표정이다. “너무 작으셔요.” “몸을 조금 더 키워 오셔야 하는데….”

그래, 우리 사이즈는 기성복 매장과 이태원 큰 옷의 사각지대였다. 어디로 가야 하나?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빅 사이즈#이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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