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비행기]달콤 쌉쌀한 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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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이 절정을 향하고 있다. 여름에 금세 자리를 내주곤 하는 봄이지만 매년 풍선처럼 마음이 부풀어 오르는 건 남녀노소, 지위 고하, 애인 유무와 별개인가 보다.

화사한 봄꽃과 달리 봄은 ‘잔인한 계절’이기도 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가 다른 계절보다 1.5배 많다고 한다.

현대인이 겪는 여러 정신질환은 ‘비교’가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타인의 행복에서 자신의 불행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특히 스마트폰 창 너머로 전시되는 타인의 행복을 보며 박탈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은 ‘좋아요’를 누르고 행복은 무한 확산된다. ‘좋아요’의 엄지에 절반의 진심은 담겨 있을까, SNS를 도배한 행복들은 진짜일까. 사진 기술로 경험을 더욱 근사하게 만들어 행복을 가장해본 적 있는 나로선 의심이 들 수밖에….

어찌됐든 봄은 설렘, 그리고 박탈의 계절이다. 때론 불행을 행복으로 포장해야 하는 ‘위장의 계절’이기도 하다. 달콤 쌉쌀한 봄이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봄꽃#봄#잔인한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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