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시선/전홍섭]망우역사문화공원을 인성교육장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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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섭 교육칼럼니스트
전홍섭 교육칼럼니스트
 서울 ‘망우묘지공원’의 새 이름으로 ‘망우역사문화공원’이 선정되었다. 서울시에서는 지난달 공모를 통해 후보작을 뽑고, 그 가운데 시민 선호도 조사를 거쳐 이 이름을 채택했다. 때늦은 감은 있지만 환영할 만한 일이다.

 태조 이성계가 동구릉에 자신의 묏자리를 정하고 돌아오면서 “이제야 근심을 잊겠노라”라고 해서 ‘망우(忘憂)’라는 지명이 유래됐다고 한다. 그 후 1933년부터 1973년까지는 이곳이 서울시립묘지가 되면서 ‘망우리 공동묘지’라고 불렸다. 그러다 보니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아 지역 발전에 장애가 되기도 했다.

 최근 망우역사문화공원으로 이름이 바뀌면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곳에 우리나라 격동의 근현대사를 통하여 독립운동가, 정치인, 언론인, 예술인, 학자, 문인 등 수많은 애국지사와 유명 인사들이 묻혀 있기 때문이다.

 망우산 중턱에는 약 5km에 달하는 순환도로가 나 있다. ‘사색의 길’이라 명명한 이곳을 걷다 보면 자연석에 새겨진 다수의 연보비(年譜碑)를 만난다. 묘역을 안내하고 그들의 약력을 소개한다. 이렇게 많은 애국지사가 일반 서민들과 함께 묻혀 있는 묘지는 세계적으로도 그 유례가 드물고, 그분들의 삶을 통하여 역사와 문화를 조명할 수 있어 인문학적 보존 가치가 높다는 것이다. 

 서울시에서는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망우역사문화공원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금 서울시에서는 대대적인 정비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유명 인사들의 묘역을 순환도로와 연결하여 진입로를 확장하고 안내판을 설치하는 등 보수공사를 하고 있다. 또 얼마 전 망우리 고개에 횡단 교량을 설치하여 서울 둘레길을 찾는 탐방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제안하고 싶은 것이 있다. 앞으로 망우역사문화공원을 중랑 캠핑숲과 연계하여 청소년을 위한 인성교육장으로 활용하였으면 한다. 애국지사들의 묘역을 참배하고, 그분들의 행적과 사상을 내 것으로 삼고, 자신의 진로를 설계하며 나라 사랑의 정신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곳에 청소년 체험학습관을 건립하는 문제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 서울시는 물론이고 교육 관련 기관의 적극적인 재정 지원도 뒤따라야 한다. 망우역사문화공원이 의미 깊은 공원으로 자리 잡길 바란다.

전홍섭 교육칼럼니스트
#망우묘지공원#망우리 공동묘지#망우역사문화공원#이성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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