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시선/김옥수]간호사 많은데 실무인력 부족하다니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1일 03시 00분


코멘트
김옥수 대한간호협회 회장
김옥수 대한간호협회 회장
 정부는 최근까지 간호사 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결한다는 방침 아래 간호학과 신설 및 입학 정원 확대 정책을 펼쳐 왔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간호학과 수는 2006년 127개에서 2015년 203개로, 입학자 수는 편입 등 정원 외를 포함하여 2006년 1만1147명에서 2015년 2만3642명으로 112% 증가했다. 또한 새로 유입된 간호사 면허자 수를 살펴보면 2006년 1만137명에서 2016년에는 1만7505명으로 약 73% 증가했다.

 그러나 대한간호협회가 통계청의 ‘2014 지역별 의료현황’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를 보면 간호사 1인당 인구수가 전국 평균 343명인데 충북 증평군은 5795명, 충남 계룡시는 2028명에 달했다. 간호사 인력 수급의 불균형이 심각함을 보여준다. 특히 지방병원 및 중소병원은 간호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운 실정이다. 지방의 중소병원은 상대적으로 열악한 근무 환경과 낮은 처우와 복지 등의 이유로 간호사 구인난에 시달린다.

 선진국은 간호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법을 제정하고 재정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미국의 ‘간호인력 개발 프로그램’과 ‘간호사 안전 인력배치법’ 제정 및 일본의 ‘간호사 등 인재확보 촉진법’ 등이 그 대표적 예다.

 우리나라는 간호인력 문제의 핵심을 간호사 공급으로 보고, 전체 간호사의 수를 늘리는 식의 접근을 해왔다. 하지만 선진국처럼 간호사의 이직 방지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간호 수가 확대로 간호서비스에 대한 정당한 지불체계 구축, 종합적 장기적 간호인력 확보를 위한 보건복지부 내 전담부서 설치가 시급하다.

 이러한 일련의 노력들이 그 성과를 보일 때 대형병원으로의 인력 쏠림 현상을 막고 평균 5.4년에 불과한 근무 연수를 늘릴 수 있다. 이제는 매년 되풀이해온 간호학과 신·증설을 통한 무책임한 공급 만능주의를 버려야 한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간호사가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지, 그 여건을 마련하기 위한 구체적이고도 다양한 방안이 필요하다.

김옥수 대한간호협회 회장
#간호사#간호학과 신설#대한간호협회#간호사 구인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