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이 한줄]우연과 확률, 어느 쪽을 믿으시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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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능할 결과들 각각이 발생할 확률은 아주 작더라도, 그 결과들 중 하나는 확실히 발생한다.―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데이비드 핸드·더퀘스트·2016년) 》
 
어떤 주식의 가격이 오를지 떨어질지 10주 연속 맞힐 방법이 있을까. 영국 런던 임피리얼 칼리지의 수학과 명예교수로 왕립통계학회장 등을 지낸 저자가 소개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우선 주식 하나를 고르고 ‘잠재적 희생자’ 1024명을 선정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편지를 보낸다. 첫째 주에 대상자의 절반인 512명에게 주가가 내릴 것이라는 예측을 전하고, 나머지 절반에게는 오를 것이라고 말해준다. 이들 중 예측이 들어맞은 편지를 받은 절반에게만 연락을 이어간다. 둘째 주가 시작되면 512명을 다시 두 팀으로 나누고 각 팀에 상승과 하락을 예측하는 편지를 전달한다. 이런 식으로 매주 새로운 편지를 반복해 보낸다.

10주가 지나면 틀린 예측을 받은 사람은 다 떨어져 나가고 10주 연속 맞는 예측을 전달받은 단 한 명만 남는다. 적어도 그의 눈엔 주가를 예측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 존재하는 것이다. 매주 주가가 오르거나 내릴 확률이 같다고 가정하면 주가의 변동을 10주 연달아 맞게 예측할 확률은 2분의 1을 10번 곱한 1024분의 1이다.

저자는 이를 ‘우연의 법칙’ 중 하나인 ‘필연성의 법칙’이라고 설명한다. 10주 동안 가능한 주가 상승과 하락의 조합 중 하나는 반드시 일어나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발생 가능성이 천문학적으로 낮은 확률이라도 0이 아니면 언젠가는 일어난다는 사실을 우리는 종종 잊어버린다.

인간은 신이 아니기 때문에 주사위 놀이를 하게 된다. 한 다리 건너 아는 이의 주식 투자 성공 소식에 증권 계좌를 만들고 ‘대박’을 꿈꾼다. 하지만 맞는 예측을 받는 행운을 누리는 이가 반드시 ‘나’일 수는 없다. 앞에서 봤던 것처럼 틀린 예측을 받은 이는 전체의 99.9%, 1024명 중 1023명이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책#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데이비드 핸드#더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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