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시선]제주해군기지, 동북아 평화와 관광의 중심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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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승 동명대 항만물류학과 교수
강희승 동명대 항만물류학과 교수
많은 우여곡절과 아픔 속에서 제주해군기지가 완공됐다. 10여 년간 전문 운동권의 집요한 반대에 휩싸여 공사비가 예상보다 4000억 원 많은 1조 원이 투입됐다. 지역주민들과의 갈등비용이 국민의 세금을 그만큼 더 들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잘 건조된 군함들이 이제 마련된 새집을 중심으로 웅지의 기상을 펼칠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오른다.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는 중국과 일본 등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고, 마라도에서 149km 떨어진 이어도와 7광구를 비롯한 주변 해역의 미래 자원 보호와 남방항로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점에서, 제주해군기지 개항은 다행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우리 군함이 진해항을 출발해 좁은 수로를 나와 북방한계선(NLL)까지 가는 것보다 제주에서 백령도로 직행하는 것이 더 쉽다. 이 때문에 이 기지는 수도권 서측 방어에 많은 전략적 가치를 더해줄 것이다.

특히 북한의 핵개발 위협이 현실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 기지는 동북아에서 우리의 안보 지위를 더욱 굳건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명량해전에서 조선 수군이 울돌목이라는 지리적인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수많은 적선을 물리친 것처럼 전략적인 거점은 전술적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다.

역사적으로 태평양의 중심에선 하와이 진주만이, 지중해의 중심에선 크레타 섬이 전략적 가치를 보여줬다. 인천공항도 완공된 지 10년도 안 돼 중국인들과 국제화물로 인해 동북아의 중심권이 됐다. 지리적 거점의 중요성은 그만큼 어마어마한 잠재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에 강력한 군항이 존재하는 것은 미래의 안보적 가치는 물론이고 경제·문화적 가치 또한 높여준다.

제주도는 이제 대한민국 남쪽 섬의 위상에서 동북아 중심의 섬이 될 것이므로 군항은 대한민국에 힘과 의지를 부여할 것이다. 대형 크루즈 유람선은 제주를 평화와 자유의 중심지로 인식하도록 도와주고 풍요한 제주를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해군을 받아들인 강정마을의 미래 또한 정예 해군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얻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관광이 확대되며 국제무역과 해양레저가 활발히 발전하면 삶의 질을 높이는 기회가 된다.

제주해군기지가 건설되는 과정에서 발생된 우려와 반목을 일소하고 새로이 주어질 기회와 미래를 향한 큰 발걸음을 그려 보면서 한마음으로 완공을 축하하며 화합을 다지는 제주도민의 지혜를 기대해 본다.

강희승 동명대 항만물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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