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복을 빕니다]경상현 초대 정보통신부 장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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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MA 세계 첫 상용화… 휴대전화 강국 이끌어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의 초석을 닦은 경상현 초대 정보통신부 장관(현 한국정보방송통신대연합 회장·사진)이 2일 새벽 급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9세.

서울대 공대를 나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고인은 1994년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이 기존의 체신부를 확대해 신설한 정통부의 첫 장관이었다. 장관 임명 이전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소(ETRI) 소장과 한국전산원장, 체신부 차관을 역임하며 국내 ICT의 여명을 이끌었다.

고인은 ETRI 소장 시절인 1982년 세계에서 10번째로 자체 전전자(全電子)교환기인 TDX의 개발을 이뤄냈다. 전화 교환원이 일일이 연결해주지 않아도 누구나 다이얼이나 버튼을 통해 상대방의 번호로 직접 통화를 연결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TDX의 개발은 국내 유선전화를 대폭 확산시키고 이동통신의 시대를 여는 계기가 됐다. 정통부 장관 재임 시절인 1996년에는 디지털 방식의 2세대(2G) 휴대전화인 부호분할다중접속(CDMA)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한국은 단숨에 이동통신 글로벌 강국의 반열에 올랐고 3세대(3G), 4세대(4G) 이동통신 시장에서도 선두 주자로 떠올랐다. 1990년대 중후반에 걸쳐 전국 80개 도시에 초고속 정보통신망의 기반인 기간 전송망을 구축하기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해 시행하기도 했다. 이는 오늘날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을 자랑하게 된 초석이 됐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해 ‘국가정보화 20주년 기념식’에서 고인이 국가 정보화에 기여한 업적을 인정해 공로상을 수여했다. 유족으로는 아내 박요원 씨와 1남 1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발인은 5일 오전 10시 30분. 02-2258-5940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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