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마켓 뷰]편견 대신 문화다양성 수용, 인도 투자 첫걸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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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상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 법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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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문화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인도 투자를 고려 중인 사람들로부터 종종 이런 질문을 받는다. 성공적인 투자를 하기 위해 해당 국가의 문화를 이해하려는 것이지만, 딱 잘라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13억 명이 넘는 인구에 지역적 특색이 다양한 인도의 문화를 몇 마디로 정리하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현지인을 고용해야 하는 한국 기업들은 인도인의 직업관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도인들은 이직에 큰 거부감이 없다. 이들은 기회만 닿으면 임금 인상이나 승진을 요구한다. 회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쉽게 회사를 옮긴다. 이직이 잦다고 해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지도 않는다. 숙련된 직원들을 붙잡고 있기 어렵다 보니 기업들의 안정적인 인력 운용에 차질이 생긴다.

인도인들은 가족, 종교, 문화 등을 중요시하는 아시아 지역 문화의 영향도 강하게 받는다. 혈연과 학연을 중시하고, 타 지역 출신을 견제하기 위한 행동도 서슴지 않는다. 사내에서 동료들끼리 업무 관계 이상의 친밀한 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경조사가 있을 때는 함께 보낸다. 이 때문에 투자가들은 ‘직원들이 의리나 정 때문에 회사를 쉽게 안 떠날 것’이라고 안심하다가 직원들의 예상치 못한 이직 선언에 당황하게 된다.

최근 인도에서 주목받는 전자상거래 업체들도 이런 고민을 안고 있다. 인도 전자상거래 업체인 ‘플립카트(Flipkart)’와 ‘스냅딜(Snapdeal)’, 미국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 등이 각축전을 벌이는 전자상거래 시장은 지난해 35억 달러(약 4조1300억 원) 수준에서 올해 120억 달러(약 14조1600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 근로자 수요가 많다 보니 숙련자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아, 일부 직원은 수억 원의 연봉을 받는다. 업계 관계자들은 “직원의 30% 이상이 1년 안에 이직하는 경우가 많아 인력 관리가 경영의 큰 이슈”라며 “인도 문화는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것 같은데, 대규모 이직을 보면 그렇지도 않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어떤 책에는 인도 문화를 ‘정직이 중요하나 거짓말도 용인됨’, ‘정이 깊지만 실용적임’ 등으로 쓰고 있다. 지역, 출신에 따라 다양한 문화를 가졌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투자가들이 인도에서 성공하려면 문화에 대한 고정관념을 갖지 말고, 다양성을 받아들일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유지상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 대표
#편견#문화다양성#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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