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플러스 고전에서 배운다] <2> 문제의 근원을 공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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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12월 2일 11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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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란 무엇인가 : 『지낭(智囊)』편 2회

◆1◆

조조가 원소의 세력을 크게 약화시키고 중원의 패권을 장악한 관도대전(官渡大戰) 이후 원소의 아들 원상(袁尙)과 원희(袁熙) 형제는 기병 수천을 거느리고 요동(遼東)으로 달아났다. 요동태수 공손강(公孫康)이 요동이 수도에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것만 믿고 조정의 말을 잘 듣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조가 오환(烏丸)을 격파한 뒤, 어떤 이들이 조조에게 요동 정벌을 권했다. 그렇게 하면 원상과 원희 형제도 붙잡아 올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조조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장차 공손강에게 스스로 원상과 원희의 수급(首級)을 베어 오게 할 것이오. 병력은 움직일 필요가 없소.”

그해 9월에 조조가 군대를 이끌고 유성(柳城)에서 돌아오는데, 공손강이 원상과 원희를 참살해 수급을 보내왔다. 장수들이 조조에게 어떻게 된 일인지 묻자 조조가 대답했다.

“공손강은 본래부터 원상, 원희 형제를 두려워했소. 만약 내가 그들을 압박했다면 그들은 힘을 모아 대항했겠지. 하지만 내가 느슨하게 내버려두면 그들은 서로 싸울 것이란 말이오. 형국이 그렇게 되는 것이지.”

◆평어(評語)◆

조조는 천하를 얻으려면 유비를 없애야 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그런데 유비와 한중(漢中) 지역을 다투면서 농(隴) 지역을 얻는 데만 급급했고, 유비가 촉을 차지하도록 두면서 사마의(司馬懿)나 유엽(劉曄)이 내놓은 계책을 듣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어쩌면 하늘의 뜻이었을 것이다.

조조가 장로(張魯)를 물리치고 나자 사마의는 이렇게 말했다. “유비가 술책을 써서 유장(劉璋)을 굴복시켰지만 유장이 다스리던 촉의 민심은 아직 얻지 못했습니다. 지금 한중을 공격하면 익주(益州) 지역이 동요할 것입니다. 그 기세를 타고 진군하면 유비의 권세는 반드시 와해될 것입니다.” 유엽 역시 이렇게 권했지만 조조는 마찬가지로 듣지 않았다.

일주일이 지난 뒤, 촉에서 투항해 온 사람이 말했다. “촉 땅에서는 하루에도 수십 차례 난이 일어납니다. 수비를 맡은 장군이 아무리 그들을 참살해도 안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조조가 유엽에게 물었다. “지금 출격해도 되겠소?” 유엽이 대답했다. “지금은 촉 땅이 이미 어느 정도 안정된 상태여서 치는 것은 어렵습니다.”

조조는 물러났고 유비는 결국 한중까지 손에 넣을 수 있었다.
풍몽룡 지음|문이원 옮김|정재서 감수|동아일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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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낭#인문플러스#삼국지#조조#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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