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건강 100세]난임, 원인 알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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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대 길병원 산부인과 박종민 교수
가천대 길병원 산부인과 박종민 교수
건강하게 태어난 아기가 처음으로 엄마 품에 안기는 순간을 볼 때 불임치료 의사로서 가장 행복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불임 부부는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 통계에 따르면 불임 진료 환자는 2008년 16만2000명에서 2012년 19만1000명으로 증가했다. 늦은 결혼으로 인한 출산 연령 노령화, 업무 스트레스 및 환경호르몬 등 다양한 원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반적으로 여성 난소기능은 35세 이후로 급격히 떨어진다. 의료기술 발전으로 이런 여성들의 출산율을 높이게 된 점은 그나마 위안이 된다.

실제로 지난달 말 35세의 한 여성이 성공적으로 건강한 아들을 낳았다. 이 여성은 2번이나 유산했다. 원인을 찾던 중 이 여성의 염색체가 정상과 비정상이 섞인 모자이크 타입 염색체임을 발견했다. 비정상적 유전자가 배아(수정란)에도 영향을 미쳐 유산했을 가능성이 컸다.

일반적인 체외수정술(시험관 아기 시술)은 난자와 정자를 몸 밖에서 수정시켜 배아를 형성하고 최대 7일까지 배양한 후 자궁에 이식하거나 동결 보존했다가 이식한다. 이때 배아가 이식되기 전 체외에서 기르는 동안 특별한 이상 없이 잘 분화될 것으로 판단되는 최상의 배아를 선택해 자궁에 이식하게 되는데, 외관상 이상이 없는 배아라 해도 실제 임신율이 평균 30% 선이어서 높은 임신율을 기대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최근 시도되고 있는 것이 착상 전 유전자 검사(PGS)다. 이 검사는 배아의 특정 세포 일부를 떼어내 23쌍의 모든 유전자 검사를 시행한 뒤 정상적인 배아를 선별해 이식하는 기법이다. 이 여성은 PGS를 통해 건강한 배아를 선별한 뒤 임신과 출산에 성공할 수 있었다.

배아 유전자 검사 외에도 배아의 성장을 24시간 관찰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도 최근 도입됐다. 최근 도입된 모니터링 방식을 쓰면 배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작은 카메라를 배양기에 달아 24시간 배아의 성장 단계를 확인할 수 있다.

30대 후반의 여성, 2차례 이상 착상 실패, 유전적 질환의 가족력 등 자연 임신이 어려운 환경이라면 망설이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할 것을 권한다.

가천대 길병원 산부인과 박종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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