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배우, 무대]가운데가 뚫린 지름 17m ‘윤회의 바퀴’ 안쪽 바닥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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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m² 규모 LED 수평 스크린 깔아 7개의 지옥 구현
뮤지컬 ‘신과 함께’

인기 웹툰 ‘신과 함께’가 뮤지컬의 옷을 입고 찾아왔다.
뮤지컬로 재탄생한 웹툰 ‘신과 함께’. 단출한 원형 무대에 발광다이오드(LED)를 통해 총 7개의 다양한 지옥을 성공적으로 표현했다. 서울예술단 제공
뮤지컬로 재탄생한 웹툰 ‘신과 함께’. 단출한 원형 무대에 발광다이오드(LED)를 통해 총 7개의 다양한 지옥을 성공적으로 표현했다. 서울예술단 제공

저승편·이승편·신화편으로 구성된 ‘신과 함께’는 단행본으로도 발간돼 17만 권이 팔린 주호민 작가의 대표작. 내년에는 영화로도 제작된다. 이번에 무대에 오르는 건 ‘저승편’으로 사람이 죽은 뒤 49일간 저승에서 벌어지는 7번의 재판 과정을 그렸다.

공연을 보기 전 기대 반, 우려 반이었다. 뮤지컬은 원작 웹툰의 스토리를 비교적 잘 살렸다. 무엇보다 가장 우려했던 도산지옥, 화탕지옥, 한빙지옥, 검수지옥, 발설지옥, 독사지옥, 거해지옥 등 원작에 나오는 총 7개의 다양한 지옥을 성공적으로 무대화했다. ‘신의 한수’는 발광다이오드(LED)였다. 단출한 무대임에도 다양한 LED 영상으로 7개의 지옥을 실감나게 펼쳐 보였다.

‘신과 함께’의 무대 세트는 비교적 단출하다. 무대 위에는 지름 17m의 거대한 원형 바퀴가 40도가량 기울어져 있다. 바퀴 둘레에서 안쪽으로 2.4m의 폭을 남겨놓고 원 가운데는 뚫려 있는 상태다. 뚫린 원 안의 공간은 저승으로 활용된다. 원형 바퀴의 이름은 ‘윤회의 바퀴’. 온통 신문지로 도배돼 있는 게 특징이다.

박동우 무대미술감독은 “기본적으로 이승의 죄에 대한 벌을 저승에서 받는 내용이 작품의 골자”라며 “보통 이승에서 죄를 짓거나 아주 큰 선행을 했을 때 대부분 신문에 기사로 나온다. 이승의 죄와 업을 표현하는 도구로 신문지를 활용했다”고 말했다. 윤회의 바퀴는 배우들의 주요 동선로로 활용된다. 바퀴뿐 아니라 바퀴 안쪽 바닥에는 80m² 규모의 LED 수평 스크린을 깔았다. 각종 지옥의 스펙터클한 모습을 윤회의 바퀴를 중심축으로 화려하게 구현해냈다.

정재진 영상디자인 감독은 “원작을 여러 번 읽은 끝에 지옥을 무대화하기에는 LED만 한 소재가 없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지옥 장면을 표현한 것뿐만 아니라 3명의 저승차사가 등장할 때 무대에서 빛으로 표현되는 아우라 등은 ‘리얼타임 인터액션’ 영상 기법을 활용했다”고 말했다. 리얼타임 인터액션이란 배우들의 움직임을 포착해 배우의 위치에 맞춰 LED 무대 바닥에 영상을 쏘는 방식. 공연 내내 펼쳐지는 LED 향연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좌석은 어디일까.

박 감독은 “1층 중간 객석이 로열석인 대부분의 작품과 달리 ‘신과 함께’는 2층에서 관람할 때 무대 바닥의 LED 효과를 입체적으로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12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4만∼8만 원. 02-523-0984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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