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시선]부럽고 두려운 中청년들 창업 열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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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남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원장
김흥남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원장
필자는 중국이 크게 변화할 것이라 직감했다. 2003년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였다. 지나가는 말로 한국에선 임베디드 소프트웨어(SW) 경진대회가 열린다고 했더니 바로 다음 해에 이를 벤치마킹한 대회가 중국에서 열렸다. SW 전문가를 키우기 위한 발 빠른 움직임이 놀라웠다.

올해 초 다시 방문한 베이징의 첨단산업 클러스터인 중관춘(中關村)에서 전율을 금하지 못했다. 창업을 준비하는 젊은이들을 위한 공간인 ‘처쿠(車庫·차고) 카페’가 이노웨이(Innoway) 거리에 몰려 있었던 것이다. 차고(garage)는 애플과 구글이 탄생한 미국 창업문화의 뿌리로, 미국의 어린이들이 곁눈질로 만들기를 배우고 창의력을 증진시키는 공간이다. 좋은 것이라면 미국 것이라도 빠르게 흡수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놀랐던 것은 예비 창업자들의 열정과 자신감이었다.

카페에는 빈자리가 거의 없었고 자리마다 천장에 연결된 노트북 전선이 빽빽했다. 젊은이들은 하나같이 자신이 제2의 샤오미와 알리바바를 차릴 수 있을 것이라는 확고한 자신감에 차 있었다. 두렵고도 부러운 일이다.

안정된 직장만을 찾고 수년째 이공계 기피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우리나라는 이제 역으로 중국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중국에는 스타트업 성공사례가 투자를 유치하고 또 다른 성공사례를 만들어내는 선순환이 일어나고 있다.

중국의 과학기술인 우대 풍토 역시 청년들의 꿈을 키우는 데 한몫했다. 중국 로켓의 아버지이자 우주개발의 대부인 첸쉐썬(錢學森)의 장례식은 공산당 중앙위원회 차원에서 국보급 예우로 거행됐다. 정부의 노력, 국민적 관심, 성공한 기업의 투자라는 삼박자가 중관춘 차고카페의 열기를 만들어낸 것이다.

다행히 우리나라도 창조경제를 목표로 창업의 불씨를 지피기 위해 노력 중이다. 국민의 아이디어 사업화를 돕는 온라인 플랫폼 창조경제 타운이 등장했고, 창업공작소가 서울과 대전에 문을 열었다.

아직은 아이디어로 도전하는 일이 미미하고 어색한 일이지만 창업 생태계를 위한 기업들의 투자와 노력, 국민의 지지가 모아진다면 우리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도전하는 기업가 정신이 싹트지 않을까. 미국 중국 못지않은 국가로 비상하기 위해 우리 모두가 역량을 집중할 때다.

김흥남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원장
#창업#중관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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