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 지혜]R&D-IT 투자 병행하면 기업 혁신성과 ‘따따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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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기술(IT)의 발달이 기업의 성과를 높여준다는 연구는 많았다. 그런데 IT가 기업의 혁신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에 대한 연구는 생각보다 적었다. IT가 기업의 혁신에 도움을 주는 건 크게 세 가지 경로를 통해서다. 첫째, 연구개발(R&D)에 사용되는 정보시스템 등을 통해 혁신 관련 지식을 더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둘째, CAD나 CAM 같은 디지털 설계 및 디자인 시스템 등을 통해서 혁신 과정 자체에 도움을 주는 방법이다. 셋째는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통해 외부의 연구기관이나 그 외의 다양한 소스와 협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UBC)의 랜던 클레이스 교수 등은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기업의 혁신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R&D에 대한 투자 외에 IT에 대한 투자가 기업의 혁신에 실제 영향을 미치는지 실증적으로 연구했다. 미국의 ‘포천’ 1000대 기업 중 약 200개 기업을 선정하고 1987년부터 1998년 사이의 자료를 수집해 분석했다. 특허 수와 특허 인용 정도를 ‘혁신’의 기준으로 잡았다. 분석 결과 R&D에 대한 투자가 1% 늘면 특허등록이 평균 0.896% 증가하고, IT에 대한 투자가 1% 늘면 특허등록이 평균 0.166%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R&D에 대한 투자는 직접적으로 ‘혁신을 위한 것’이므로 특허등록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걸 알 수 있다. 이 논문에서 주목해야 할 또 한 가지는 전적으로 R&D만을 위한 IT(예를 들면 R&D 부서를 위한 정보시스템)에 대한 투자뿐 아니라 기업의 전반적인 IT 투자가 혁신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이 연구 결과는 경영자의 입장에서 IT 투자에 대한 결정을 할 때 단순히 시스템 효율을 높이는 것만을 생각할 것이 아니라 혁신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서 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R&D 투자에 IT 투자를 병행하면 더 높은 혁신 성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임일 연세대 경영대 교수 il.im@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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