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새샘 기자의 고양이끼고 드라마]출연작마다 히트… 日 국민배우 등극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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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드의 히어로 사카이 마사토

‘리갈 하이’에서 화려한 표정연기를 선보이는 사카이 마사토. 일본 후지TV 화면 촬영
‘리갈 하이’에서 화려한 표정연기를 선보이는 사카이 마사토. 일본 후지TV 화면 촬영
벌써 몇 타석 연속 점수를 내는 건지 모르겠다. ‘국민 배우’ 타이틀이 어색하지 않다.

지난달 22일 40%가 넘는 시청률로 종영한 ‘한자와 나오키’의 주인공 사카이 마사토(40) 얘기다. 다음 타석인 ‘리갈 하이’ 시즌2에서도 첫 회가 20%를 넘더니 계속해서 10%대 후반의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배우 나이 마흔에 찾아온 이 인기가 우연이 아니라는 건 수많은 연속 히트가 증명한다. 2008년 ‘아쓰히메’에서 쇼군 도쿠가와 이에사다 역할을 맡아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하더니 ‘관료들의 여름’ ‘조커, 용서받지 못할 수사관’에서도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했고, 2010년엔 영화 ‘골든 슬럼버’의 주연을 맡아 일본 영화계에 새 동력을 불어넣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지난해 ‘리갈 하이’ 시즌1에 이어 올해 ‘한자와 나오키’까지, 게다가 올해 초엔 인기 여배우 간노 미호와 결혼까지 했으니 공사 양면에서 홈런을 친 격이다.

‘리갈 하이’에서 사카이는 성격 파탄자인 변호사 고미카도 겐스케로 나온다. 드라마는 ‘이기는 것이 정의’라고 믿으며 승소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고미카도 변호사와 신참 열혈 변호사 마유즈미 마치코(아라가키 유이)의 좌충우돌을 그린다.

드라마를 이끄는 건 단연 사카이의 연기다. 고미카도 변호사는 집게손가락을 치켜드는 특유의 포즈로 지적질을 일삼는 인물. 8 대 2 가르마와 새치름하게 빠진 구레나룻이 인상적이다. 사카이는 다소 무겁고 느끼했던 전작의 캐릭터를 털어내듯 속사포 같은 대사로 산뜻한 코미디 연기를 선보인다.

전작과 공통점이 있다면 그가 악인도 선인도 아닌 경계의 인물을 연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조커’에선 낮엔 온화하고 성실한 형사지만 밤에는 법망을 벗어난 범죄자들을 처단하는 심판자로 활약하는 이중적인 인물을 연기했다.

이런 흑도 백도 아닌 회색의 역할을 계속 맡는 이유는 아마도 그 특유의 표정 덕분일 것이다. 얼핏 보면 늘 웃는 듯 착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조금만 살펴보면 웃는 건지 비웃는 건지, 혹은 우는 건지 알기 힘든 오묘한 표정이다.

실제로도 이끼를 키우는 초식남의 면모와 연기를 하겠다며 와세다대를 중퇴하고 가족과 7년 가까이 절연하는 강단 있는 모습을 함께 갖췄으니 그야말로 복잡다단한 매력의 소유자가 아닐 수 없다. 벌써부터 그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사카이 마사토#시청률#리갈 하이#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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