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뷰]조안나의 꿈꾸는 미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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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 땐 긍정적인 생각을 한다는 조안나. 처음 한 달은 밤마다 이불 속에서 방글라데시에 있는 가족 생각에 눈물을 흘렸다. 특히 토실토실했던 동생의 모습이 더욱 생각났다. 하지만 이제는 울지 않고 웃기로 했다. 아자 아자 파이팅!
힘들 땐 긍정적인 생각을 한다는 조안나. 처음 한 달은 밤마다 이불 속에서 방글라데시에 있는 가족 생각에 눈물을 흘렸다. 특히 토실토실했던 동생의 모습이 더욱 생각났다. 하지만 이제는 울지 않고 웃기로 했다. 아자 아자 파이팅!
“락스미! 생활 속에서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하는 네게 배울 것이 참 많은 것 같아. 다만, 네가 하루 종일 배고프게 일하는 것이 마음이 아팠어. 나도 어린 시절 가난한 사람들을 많이 보고 살았기 때문에 네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사실 나는 한국에서 태어난 것이 아니라 1999년 방글라데시에서 태어났어. 방글라데시 들어봤니? 그렇게 방글라데시에서 열 살까지 살았고 우연한 계기로 알게 된 한국인 부모님에게 입양되어 한국에 왔어.”

방글라에시에서 온 15세 소녀 박조안나. 큰 키에 검은 피부, 동그란 눈을 가진 조안나는 4년여 전인 2008년 12월 8일 한국에 입양돼 왔다. 박혁재(40), 안진서 씨(40) 부부는 평소 다니던 교회 목사의 소개로 조안나를 입양했다. 방글라데시의 조안나 부모는 딸을 가난에서 벗어나 더 좋은 환경에서 꿈을 펼칠 수 있게 한국으로 보냈다.

처음 경험하는 겨울 추위와 낯선 환경 속에서 조안나의 한국 생활은 시작됐다. 4학년으로 입학했지만 몇 개월 만에 1학년 수업을 들어야 했다. 방글라데시에서도 배웠던 과목이지만 서툰 한국말 탓에 영어를 제외한 나머지 과목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엔 다른 외모 때문에 친구들 사이에서 외롭게 지냈지만 가족은 그런 조안나에게 한국에서 버틸 수 있는 힘이 되었다. 차츰 한국 생활에 적응하며 이제는 엄마, 아빠를 도와 10세 아래 쌍둥이 동생을 챙기는 의젓한 딸이 됐다. 조안나는 일반 중학교에 다니다가 지난해 말부터 다문화 대안학교인 자구촌학교에서 중학교 과정 위탁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친구들도 가나, 중국, 스리랑카 출신들이다. 학교 친구들도 언니처럼 챙겨주는 조안나를 이제는 누구보다 더 좋아하게 되었다.

방글라데시에 있는 또 다른 조안나의 가족들. 한국으로 오기 전 마지막으로 찍은 가족사진.
방글라데시에 있는 또 다른 조안나의 가족들. 한국으로 오기 전 마지막으로 찍은 가족사진.
조안나는 다문화가정 친구들을 돕는 심리치료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가난의 굴레 속에 고통 받은 방글라데시뿐 아니라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많은 제 3세계 국가의 아이들을 도와주는 사람이 되고 싶은 소망이 있다.그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조안나는 그 곁에서 큰 힘이 되어주는 가족이 있어 외로울 틀이 없다.
“락스미 우리 함께 미래를 향해 큰 꿈을 꾸어 보자. 그리고 최선을 다하여 성공해서 더 많은 가난한 아이들을 위해 노력하자. 락스미 가족이 매일 행복하게 웃으며 살길 기도할게. 안녕!”

- 2011년 캄보디아 락스미 형제에게 보내는 희망편지쓰기 대회에서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상을 받은 박조안나의 편지 중에서

- 동아일보 사진부 스토리팀
#조안나#입양#다문화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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